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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 수행자 '사두'의 무소유

전동키호테 2008. 9. 24. 18:05

인도는 힌두교가 주류종교이다. 힌두교의 수행자를 가리켜 '사두'라고 부른다. 말하자면 힌두교의 성직자이다. 사두가 되려면 일단 사두학교를 나와야 한다. 학교 과정이 보통 4~6년 정도 된다. 이 기간에 온갖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한다. 점성학, 심리학, 민속의학, 수학, 철학, 천문학 등등을 공부한다. 사두학교를 졸업하면 그 다음에 기다리는 코스는 천하를 유랑하는 과정이 전부이다. '일체 모든 것이 스승이다'라는 것이 힌두교의 교리이다. 사두는 죽을 때까지 세상을 돌아다닌다. 단 무소유(無所有) 상태로 유랑하여야 한다. 
 

소유와 무소유를 구분하는 기준은 대체로 3가지이다. 돈, 여자(남자), 집(주택)이다. 이 3가지가 없으면 무소유라고 간주한다. 사두는 이 3가지가 없다. 모든 것을 길에서 해결한다. 사두는 머리와 수염을 깎지 않는 봉두난발(蓬頭亂髮) 차림이다. 몸에다가 옷을 걸치지 않는다. 아랫도리를 전부 내놓고 다니면 좀 뭐하니까, '롱기'라고 부르는 기저귀 비슷한 것만 하나 차고 다닌다. 휴대품은 2가지이다. 하나는 스테인리스로 된 깡통이다. 불교의 발우와 같은 기능을 하는 깡통이다. 이 깡통 하나로 차도 끓여 먹고, 수프도 끓여 먹고, 세수도 하고, 목욕을 해결한다. 만사형통 깡통이다.
 

또 하나의 휴대품은 삼지창이다. 2m 정도의 크기이다. 사두라는 징표는 이 삼지창이다. 삼지창은 시바(파괴의 신), 브라만(창조의 신), 비슈누(유지의 신)를 상징한다. 삼위일체 신학이다. 사두들은 "존재계가 나를 끊임없이 보살피고 있다"는 철저한 신념을 가지고 세상을 돌아다닌다. 먹는 것과 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을 하면 돌아다닐 수 없다.

 

그 대신 기술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요가, 둘째는 호흡, 셋째는 무술이다. 하루에 1시간 정도는 반드시 요가를 하여 몸의 건강을 유지한다. 요가는 길바닥에서도 할 수 있다. 무술도 익힌다. 유사시에 자기를 보호하는 수단이 된다. 사두가 롱기를 찬 모습으로, 삼지창과 깡통을 들고 동네 어귀에 무심코 앉아 있으면 사람들이 먹을 것을 가져다 주는 것이 힌두교 신자들의 관습이다. '돈 놓고 돈 먹기'의 부작용으로 인한 월가(街)의 금융대란이 한창이다.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조용헌 칼럼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