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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시 마다 바뀌는 현대사

전동키호테 2008. 9. 18. 10:08

ㆍ제주 4·3사건 좌익반란으로 규정

국방부가 제주 4·3 사건을 좌익의 반란으로 규정하고, 전두환 정권을 미화하는 등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의 내용을 대폭 바꿀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지난 6월 교육과학기술부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당국이 직접 나서 이른바 '좌편향' 교과서의 수정을 천명한 가운데, 국방부까지 교과서 개정 과정에 개입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안규백 의원(민주당)이 17일 공개한 국방부의 '고교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개선 요구' 문건에 따르면 국방부는 '제주 4·3 사건'을 "대규모 좌익세력의 반란 진압 과정 속에 주동세력의 선동에 속은 양민들도 다수 희생된 사건"으로 기술토록 요구했다. 문건은 "1947년 3·1절 기념식 뒤 시가행진을 하던 군중에게 경찰이 발포한 사건이 4·3 사건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대한교과서 내용을 지적하면서 "공산당 조직이 배후에 있고 경찰 발포는 군중 투석에 따라 시작됐는데, 발포 사실만을 지적해 사건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건은 또 "전두환 정부는 권력을 동원한 강압정치를 하였다"는 금성출판사 교과서 내용을 "전두환 정부는 민주와 민족을 내세운 일부 친북적 좌파의 활동을 차단하는 여러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바꾸도록 요구했다. '전두환 정부의 강압정치와 저항'이라는 단락의 제목은 '전두환 정부의 공과와 민주화세력의 성장'으로 수정토록 요청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관련, "반공정책을 친일파 처리문제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이승만 정부는 반민특위 활동에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한 천재교육 교과서의 문장을 "이승만 정부는 친일반민족자에 대한 처벌법을 만들어 559명을 조사하고 38명에게 유죄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사회안정과 반공체제가 시급해짐에 따라 철저한 처벌로 가지 못했다"로 바꾸도록 권유했다. 금성출판사 교과서의 '이승만 정부의 독재화'라는 단락의 제목은 '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립시킨 이승만 대통령'으로 바꾸도록 요청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룬 '헌법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이라는 금성출판사 교과서 단락의 제목을 '민족의 근대화에 기여한 박정희 대통령'으로 바꾸도록 요구했다.

좌익세력의 항일운동을 다룬 일부 교과서 내용에 대해선 "공산주의자들이 독립운동의 주역이었던 것 처럼 오인될 수 있다"며 축소를 촉구했다.

< 이용욱기자 , 경향신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