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에 대한 회고>
정년을 맞아 마지막 학기를 보내는 자로서 교수로 살아 온 길에 대한 회고나 가르침에 대한 철학같은 것을 간단히 써 주면 좋겠다는 교수학습개발원의 요청에 따라 몇 자 적어 본다. 1983년도에 장신대에 와서 2007년도에 정년을 맞으므로 어언 사반세기에 가까운 세월이 흘러 정든 교정을 떠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학교를 떠날 뿐만 아니라 육십 후반기의 인생여정도 황혼기라 생각하니 感慨無量하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 없는 주의 사랑 어찌 말로 다 하랴 자나 깨나 주의 손이 항상 살펴 주시고 모든 일을 주안에서 형통하게 하시네’라는 찬송이 곧 지금까지 나의 신앙고백이다. 장신대에 오기 전 신학도로서 훈련을 받는 과정에서도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인도로 살게 되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거쳐 오는 12년 동안에 일정한 직업도 없이 학생 신분으로 공부하며 온 가족이 굶지 않고 살아왔다는 것은 내게는 기적 중에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 생활과 같은 것이었고 엘리야가 하나님의 도움으로 생명을 유지했던 것과 같은 생활이었다. 그 크신 하나님의 은혜를 어찌 말로 다 하겠는가? 하지만 나의 공부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한 아내와 딸에게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 그지없다.
장신대에 와서 많은 주의 종들을 가르치며 함께 생활할 수 있었다는 것 역시 하나님의 크신 섭리요 은혜가 아닐 수 없다. 30년 전 예루살렘에서 지금 총장이신 김중은 교수님이 귀국 길에 오셔서 만나 뵙고 그외 이곳에 오셨던 한 두분의 교수님을 만났을 뿐 장신대에서 가르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모했는데 사반세기 가까이 지나 정년을 맞게 되었으니 하나님의 큰신 은혜가 아닐 수 없다. 동시에 83년 학교에 와서 가르치기 시작할 때까지 우리가 통합인지 합동인지를 분간을 못하는 사람이지만,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준 여러 선생님들과 동료 교수님들게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더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지금까지 학생들 앞에서 서서 많은 강의를 했지만 성실히 준비하지 못했음은 오래전 노트에 새로운 내용이 없음을 보고 죄송스런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성실치 못한 젊은 목회자를 볼 때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밴 습성은 돈을 좋아하고 받는 것을 좋아 한다는 것이다. 일전에 어느 분이 나의 목회도 교수도 나의 생존을 위해서 한 것이라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라는 말을 듣고 놀랐는데, 지나고 보니 나도 예외는 아니다 라는 것을 느낀다. 목사는 직업이 아니고 사명직이라고 가르친 것이 말뿐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바울의 말(살전5:16~18)처럼 항상 기뻐하고, 계속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지 못했고, 만족하지 못한 삶으로 교정을 떠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또한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존재가 바람직한 사람이라고 했지만, 많은 부담을 주는 존재가 되어 가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인간의 나약함을 보게 된다.
필자의 집 근처 소방서의 표어인 희생, 봉사 그리고 책임이라는 슬로건을 볼 때 가슴에 무거움을 느낀다. 소방서원의 사명도 희생, 봉사와 책임인데 목사들의 사명이 희생과 거리가 먼 것 같은 느낌이다. 우리 주님은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십자가를 지고 땅 속으로까지 다 버리고 희생을 감수했는데 성경 교육의 본질이 많이 왜곡된 감을 느낀다. 성공과 성장을 위한 교육이 우세하다. 따라서 봉사와 책임감도 소홀해지는 것 같다. 우리 학교의 교훈이 경건과 학문인데 경건은 강한 편이나 학문은 약하다.
우리 교수님들이 건강해야만 신앙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영육 간에 강건하기를 기원합니다. 학생들은 다음 세대를 이끌 귀한 하나님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한 두 세대 앞을 보고 준비하는 자들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항상 주안에 있는 여러분에게 주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 장신대홈페이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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