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_건강_食_교육

크리스마스트리 특허권싸고 동유럽 경쟁

전동키호테 2005. 12. 23. 17:29
'크리스마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두말할 것도 없이 '산타클로스'. 북유럽 '핀란드'의 최북단 라플란드에서 살고 있는 산타클로스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집을 비우고 전용 비행기로 전 세계를 누빈다.  크리스마스카드는 '영국'이 최초다. 1843년 미술 교육가 H.콜이 고안해 왕립미술아카데미 회원이었던 존 C.호슬레이에게 만들게 한 것이 최초로, 오늘날에도 이를 딴 '콜 호슬레이의 카드' 복제품이 팔리고 있다.   참고로 크리스마스카드에 그려지는 다섯 개의 톱니가 달린 잎은 '호랑가시나무'로 한국이 원산지다. 캐럴은 중세 때 둥근 원을 만들며 춤을 추던 것을 일컫는 '프랑스' 말로, 크리스마스와 결부되면서 대중들에게 퍼져나갔다.

그럼 크리스마스트리의 원산지는 어디일까? 동유럽의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가 그 특허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마르틴 루터가 만들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누가 처음 만들었느냐에 대해서는 여러 설들이 있지만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가 처음 만들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나무 숲을 산책하던 마르틴 루터가 밤하늘의 아름다운 별과 멋지게 어우러진 전나무를 보고 감동 받아 전나무 가지를 집으로 가져와 촛불 등으로 장식했다는 것. 그 무대도 마르틴 루터가 주로 살았던 독일이 아니라 발트 3국 중 한 곳인 라트비아라고 한다.

▲ 리가 구시가지 한 편에 있는 성탄 장식. 풀을 뜯고 있는 양들은 진짜 양이다.
ⓒ 서진석
라트비아의 여러 사기(史記)에는 1510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 수도 리가의 시청 광장 앞에서 전나무를 장식하는 축제가 열렸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누가 그런 일을 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다. 하지만 크리스마스트리 행사가 열렸던 1510년에 마르틴 루터는 리가에 거주하고 있었고 종종 리가 근교의 전나무 숲을 거닐었다고 한다.
몇몇 사람들은 독일인 마르틴 루터가 꽤 떨어진 라트비아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 수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당시 라트비아는 북부독일이라고 불리는 리보니아(Livonia)에 속해 있었다. 1201년 독일기사단은 무역 거점을 만들기 위해 리가를 시작으로 라트비아와 북쪽의 에스토니아를 통합했다. 그리고 라트비아 해안가에 살고 있던 '리브(Liv)'족의 이름을 따 '리보니아'라고 이름 붙였다.
당시 라트비아를 찾은 사람은 단지 마르틴 루터만이 아니었다. 임마누엘 칸트나 바그너 같은 독일 문화계의 거물들도 이곳을 찾았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으로 친숙한 캐럴 <오, 태넌바움>(Oh, Tannenbaum)은 바그너가 라트비아 관현악단 지휘자로 있던 1838년에 작곡했다.  하지만 1510년 마르틴 루터가 라트비아의 리가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1521년 종교개혁이 시작되자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 전파를 위해 라트비아에 왔다는 설이 있지만 그때는 리가에서 크리스마스트리 행사를 연 때보다 10년이나 뒤진다. 그렇다면 1510년에도 마르틴 루터가 가족들과 리가에 왔었던 걸까.

마르틴 루터 VS '검은머리 길드', 내가 원조
마르틴 루터에 맞서는 크리스마스트리 원조의 주인공은 바로 '검은머리길드'다. 리가에서 활동한 검은머리 길드는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무역을 하던 상인들이 아프리카 모리셔스의 흑인 성인을 수호신으로 삼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 검은머리길드가 활동했던 건물인 검은머리전당. 저 건물 앞 광장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최초로 세워진 장소가 표시되어 있다.
이 검은머리 길드의 회원들은 크리스마스가 오면 검은 모자를 쓰고 전나무에 종이를 매달아 장식하는 축제를 열었고 축제가 끝나면 전나무에 불을 질러 건배를 하며 새해를 기원했다고 한다. 1510년 그들의 주 활동무대였던 리가의 검은머리전당(Melngalvjunams) 앞 광장에서 그 첫 축제가 열렸다. 검은머리전당은 리가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손꼽히는데 그 주위에는 1510년 최초로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진 표시가 바닥에 되어 있다.
물론 마르틴 루터를 증명할 기록도 없고 이것은 검은머리 길드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라트비아는 크리스마스트리에 관한 전설을 바탕으로 크리스마스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 또한 리가에서 오래 살았던 수완 좋은 미국인 사업가가 생각해 냈다는 설도 있지만 라트비아 관광청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겨울철 라트비아 홍보 책자마다 크리스마스트리의 본산지라는 문구가 들어가기 시작한 것.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에 '트리 전쟁' 선포
▲ 탈린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이렇게 사시사철 잎이 우거진 숲이 펼쳐진다.
하지만 이웃나라 에스토니아도 크리스마스트리를 놓고 치열한 전쟁에 뛰어들었다. 에스토니아는 세계에서 크리스마스트리가 가장 먼저 세워진 곳은 자신들의 수도 탈린으로, 리가보다 60여 년이나 이른 1441년에 탈린의 구시청사 앞 광장에 트리가 선보여졌다는 것. 물론 에스토니아도 연도와 장소만 알려져 있을 뿐 누가 왜 세웠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없다.
지금 인터넷에서 최초의 크리스마스트리를 검색하면 라트비아의 리가에 관한 정보가 압도적으로 많다. 일단 그나마 자료가 있고 홍보 활동을 선점한 라트비아가 우세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가 크리스마스트리를 놓고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건 아니다.
에스토니아의 탈린과 라트비아의 리가는 버스로 불과 4시간 반 거리로 한 곳을 방문하면 이웃한 다른 나라를 꼭 찾게 된다. 어쨌든 두 나라가 크리스마스트리의 원산지임을 자처하면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세계인의 이목을 두 나라로 주목 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산타클로스에 트리까지... 치열한 크리스마스시장
▲ 1441년 트리가 처음으로 세워졌다는 탈린시청사 광장 앞. 성탄 즈음에는 성탄야외시장이 열린다.
ⓒ 서진석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가 크리스마스트리를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것은 그만큼 크리스마스 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의 은혜를 가장 많이 누리고 있는 곳은 앞서 말한 산타클로스의 나라 핀란드다. 세계 각국이 산타가 살고 있는 마을을 만들고 있지만 1920년부터 탄탄한 홍보활동으로 입지를 굳힌 핀란드의 라플란드가 단연 선두다.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약 800km 떨어진 로바니에미(Rovaniemi)는 산타클로스의 '성지(?)' 같은 곳으로, 그곳의 산타는 로마교황청으로부터 '공식 산타'라는 명칭까지 받았다. 로바니에미의 공식 산타는 겨울이 되면 사슴 '루돌프'가 끄는 썰매 대신 핀란드 국영항공사 핀에어가 운영하는 산타 전용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누빈다.
이곳에는 산타 전용 우체국과 전용 방송국이 있으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전 세계의 어린이들이 산타클로스에게 보낸 편지가 쇄도한다. 12월 성수기에는 노르웨이 영공을 통해 로바니에미로 들어오는 비행기들 때문에 노르웨이의 항공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

굳이 별이 빛나는 밤길이 아니더라도 라트비아나 에스토니아의 전나무는 사시사철 푸르고 아름답다. 이들은 크리스마스트리 마케팅을 이용해 국토의 절반을 차지하는 숲에 심어진 전나무를 전 세계에 크리스마스트리로 수출할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크리스마스트리

▲ 타르투의 성탄맞이 풍경.
ⓒ서진석

알려져 있듯 12월 25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일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크리스마스'는 라틴어로 '태양신에게 지내는 제사'를 의미하는데 12월 25일은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이었다.
북유럽 민족은 그날을 '율레(Yule)'라고 불렀는데 지금도 핀란드와 에스토니아에서는 그와 비슷한 이름으로 크리스마스를 부르고 있다. 율레는 태양의 신 '미트라스(Mithras)'의 상징으로 사람들은 미트라스가 성장하면 낮의 길이도 길어진다고 믿었다.
크리스마스에 나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무의 생김새가 삼각형이라 기독교의 '삼위일체'를 상징하는데 적절해 수도승들이 선교용으로 사용했으며 나무에 장식을 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전통에 북유럽 민간신앙이 결합해 크리스마스트리가 탄생했다.
발트3국을 비롯한 북유럽에서 나무는 상당히 중요한 존재다. 사시사철 푸른 전나무와 떡갈나무 등은 숭배의 대상이었고 겨울이면 살아있는 나무를 집안으로 가지고 와 다음 해의 풍작을 기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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