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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교수 사건에 김수환추기경 눈물

전동키호테 2005. 12. 23. 09:13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최근 일고있는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에 대해 김수환 추기경이 "세계인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소감을 나타냈다.

김 추기경은 16일 서울 혜화동 집무실에서 평화신문과 가진 성탄 특별대담에서 "서울대 측이 제기된 의혹을 조사 중이고 관련된 여러가지 상황으로 봤을 때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고 평화신문이 22일 보도했다.  김 추기경은 "이번 사태는 특정인이나 단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정직하지 못한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우직한 자세"라고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 나아가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부정직하게 살았는지, 진실을 외면하고 살았는지 되돌아 보자"고 호소하면서 "정직과 진실을 되찾는 것만이 진정한 치유책이자 수습책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추기경은 대담 도중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떨구고, 두 차례나 말을 중단했을 만큼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평화신문은 전했다.

한편 천주교는 생명을 죽이는 것이라며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해왔으며, 대신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nfour@yna.co.kr

 

 

김수환 추기경이 굵은 눈물을 떨어뜨렸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혜화동 집무실에서 있었던 평화방송·평화신문과의 성탄특집 인터뷰 때다.
추기경은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으로 국민 모두가 큰 상처를 입었는데, 어떻게 치유해야 할 것인가를 취재진이 묻자 입술이 떨리면서 한두 마디 대답하다가 바로 고개를 숙인 채 3분 정도 눈물을 흘리며 침묵했다고 한다. 평화신문은 이 같은 인터뷰 내용을 22일 보도했다.


평화신문에 따르면 김 추기경은 “어제(15일) 저녁 TV뉴스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 동안 황우석 교수 연구성과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솔직히 ‘그런 일이 없기를…’ 하고 바랐다. 그런데 의혹 일부가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한국 사람이 세계 앞에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이라고 말한 뒤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김 추기경이 눈물을 흘리자 누군가가 손수건을 건넸으며, 추기경은 눈물을 닦아내고도 한참을 더 침묵했다. 김 추기경은 다시 “하느님은 한국인에게 좋은 머리를 주셨다. 그런데 그 좋은 머리를 쓰지 않고…”라고 말하다가 다시 고개를 숙인 채 한참을 말없이 있었다. 김 추기경은 “이번 사태를 황 교수 논문에 국한시켜 생각하지 말자. 우리 모두의 문제다. 우직하고 정직하게 살자. 그것이 바로 치유책이고 수습책”이라고 권했다.

김한수기자 hans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