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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시골학교 “얕보지마”… 전교생 수시합격 신화 창조

전동키호테 2005. 12. 21. 13:00
○…도내 시골학교가 ‘전교생 수시합격’이라는 신화를 창조했다.

무주 무풍고(교장 김종성)와 고창 해리고(교장 이강로)는 전교생 전원이 4년제 대학과 전문대 수시모집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무주읍내에서 25㎞ 가량 떨어진 경상도와 경계에 위치한 무풍고는 전교생 11명 전원이 ‘대학생 배지’를 달게됐다. 그것도 도시 학교도 보내기 어렵다는 4년제 대학에 3명이나 합격했다.
3년간 수석을 놓치지 않은 김근화양은 원광대 경영학부에 장학생으로 합격했으며, 최경림군은 부산외국어대 경영학부 합격증을 받았다. 바이애슬론 도 대표 선수인 신기성군은 동신대에 특기생으로 들어가는 영예를 안았다.



이 학교는 주변에 학원이라곤 단 한 곳도 찾아볼 수 없다. 때문에 학생들은 전적으로 학교에 매달린다. 토요일과 일요일엔 학교 도서관은 학원으로 변한다. 교사들은 토·일요일에도 자율학습을 하는 학생을 위해 출근을 마다하지 않았다. 9명의 교사들이 돌아가며 진행하는 보충수업은 모두 무료다. 이렇게 되다보니 학생과 교사 간 신뢰가 두텁고, 교직원들도 한마음으로 뭉쳐 있다.


김종성 교장은 “학원에도 갈 수 없는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쳐보겠다는 교사들의 열정이 대단하다”면서 “2년 이상 버티기 힘든 벽지학교지만 교사들의 헌신이 전교생 대학 합격이라는 영광을 일궈냈다”고 밝혔다.

3학년 담임 김상흠 교사(45)는 “대부분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라 공부 자체가 버겁다”며 “아이들의 착한 심성과 교사들의 열정, 교장의 교육이념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진 셈”이라고 비결을 밝혔다.

고창 해리고 역시 전교생 10명이 수시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장래 미용사가 꿈인 김샛별양은 원광대 뷰티디자인학부에 일찌감치 합격했으며, 목포과학대 간호학과와 광주보건대 응급구조과에 합격한 최지연양은 두 학교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이 학교는 시험제가 아니라 원서만 내면 누구나 입학하는 고질적인 미달학교다. 고창 읍내학교 지원도 못하는 중·하위권 학생들이다. 그렇게 입학한 보통 학생들이 3년이 지나 파란을 일으킨 것.  비결은 ‘맞춤교육’이다. 1학년 때 적성과 소질에 맞는 학과를 먼저 고른 다음 대학을 선택한 후 공부에 매진한다.
소규모 학교다 보니 가족같은 분위기도 한 몫했다. 오후 6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되는 보충수업은 일종의 과외인 셈. 15명의 교사들이 1대1로 교육한다.

3년간 담임을 맡은 박맹구 교사(39)는 “개개인 특성에 맞는 1대 1 맞춤형 교육이 성과를 거뒀다”면서 “아이들 덕분에 교육부장관상도 탔는데 전원이 대학에 들어가니 올해가 생애 최고의 해인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새전북신문 조영곤기자 young@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