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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기 목사 “2006년 은퇴” 약속 번복하나?

전동키호테 2005. 11. 15. 14:12
조용기 목사 “2006년 은퇴” 약속 번복하나?
여의도순복음교회 공동의회 시무연장안 99.8% 찬성
시민단체 “연장땐 반대운동”

조용기 목사(69)가 약속한대로 정년인 70살이 되는 내년에 은퇴할까. 아니면 약속을 번복할까.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13일 임시공동의회를 열어 조용기 목사 시무연장안을 가결했다. 조 목사가 지난해 3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공언한 “70살 은퇴”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조 목사가 이 안을 받아들이면 만 75살이 되는 2011년까지 당회장직을 계속 맡게 된다.

이날 공동의회는 여의도 본성전을 비롯한 서울·수도권 20개 지성전에서 동시에 열렸다. 하지만 투표는 없었다. 교회 쪽은 “성도들이 기립을 동의하고 제청해 기립여부로 가부를 물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동의회엔 20살 이상의 세례교인 15만5617명이 참석하고 15만5316명이 찬성해 99.8%의 찬성률을 보였다.

그러나 조 목사가 은퇴 약속을 번복할 경우 시민단체들은 본격적인 반대 운동에 돌입할 태세다. ‘조용기 목사 은퇴를 통한 한국교회주권 세우기 네트워크’는 “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한국 교회의 잘못된 성장주의, 물량주의, 은사주의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며 ”조 목사 은퇴를 한국 교회의 건강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26차례에 걸쳐 릴레이 성명을 냈다.

반대로 여의도순복음교회 쪽은 같은 기간 조 목사의 은퇴를 준비하는 대신 은퇴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56만여 명의 성도가 서명했다”며 세를 과시했다. 이에 앞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주축으로 있는 교단인 ‘기독교하나님의성회’도 은퇴 반대를 천명했고, 교회 장로들로 구성된 임시당회도 시무연장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며 은퇴 연장 분위기를 주도해왔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박득훈 공동대표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재정유용 의혹을 본격적으로 제기하려는 마당에 교회 쪽의 제안으로 △교회에서 더 이상 재정 비리가 생기지 않도록 조처하고 △조 목사의 은퇴를 준비하며 △요직에 기용된 친인척 문제를 적절히 해결해 가겠다는 등 3개항에 합의했으나 합의 당사자인 이종근 장로회장이 오히려 은퇴를 철회하는 운동에 앞장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종근 장로는 “우리 교인도 아닌 사람들이 우리 교회 문제를 결정하려 든다”며 “우리는 (은퇴연장을 위한) 절차를 밟아드렸으므로 나머지는 (조용기) 목사님이 결정하실 일”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미국 시카고성회 참여차 지난 11일 출국해 오는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