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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이야기_오리농장

전동키호테 2013. 7. 31. 08:54

 

세계 제일의 오리농장을 꿈꾸는 전북 남원 유용기 씨(54)

(주)애경상조의 대표이사였던 유용기 씨는 춘향골 남원에서 행복한 귀농인의 삶을 보내고 있다. 여행 중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남원에 정착한 그는 3년여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내 최대 규모의 오리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500명의 이웃 만들기를 실천하며 활기찬 제2의 인생을 만끽하고 있다.

한 기업의 대표에서 농부로 거듭나다

“50세의 나이로 귀농을 계획하고는 전국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기왕이면 아름다운 자연을 벗하며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싶었죠. 그러던 중 ‘춘향제’를 보기 위해 방문한 남원에 반해 귀농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유용기 씨의 삶은 빠른 결단력에서 시작되어 지칠 줄 모르는 추진력으로 완성되어 왔다. 남원으로의 귀농도 그의 성격을 반영하듯 한편으론 즉흥적인 결단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끈기와 인내, 강한 추진력으로 3년여의 컨테이너 생활을 마치고 국내 최대 규모의 오리농장을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무작정 내려와서 보니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육체적인 노동은 물론이며 지역 선정에도 실패했죠. 물론 지금은 마을주민과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오리를 키우려면 인적이 드문 곳을 택하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그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반해 덜컥 지역을 선정한 탓에, 농장 인근에 1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주천 문화마을’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고백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냄새였다. 모든 가축이 그러하듯 오리 역시 배설물로 인한 냄새로 마을주민의 반대가 심했던 것이다. 더욱이 선배 귀농인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지역에 자리를 잡았기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막막했다. 농장을 짓고 컨테이너를 집으로 여기며 살아가던 귀농 초기는 유격대 조교 출신에, 아이스하키 등의 운동을 좋아하는 그에게도 힘든 시기였다.

‘만약에 배설물이 말라 있다면 어떨까? 냄새가 사라지지 않을까? 축사의 지형을 한쪽이 내려가게 하면 어떨까? 배설물이 한쪽으로 모여서 쉽게 처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바로 실행으로 옮겨졌다. 축사에 온기와 습기를 조절해 배설물을 마른 상태로 유지하고, 땅의 형세를 활용해 낮은 쪽으로 배설물이 모이도록 설치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이러한 냄새 없는 오리농장은 특허기술 취득이라는 놀라울 성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그는 ‘지식소유권은 개인이 가져선 안 된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도청에 기술을 헌납하며 기술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공유했다.

현재 그는 오리농장을 ‘노블랜드’라 이름 짓고 22개 동의 냄새 없는 축사를 통해 5만 마리의 오리를 키우고 있다. 연 매출 또한 40억 이상을 달성했으며, 향후 세계 최대 규모의 오리농장이 있는 네덜란드를 뛰어넘어 세계 제일의 오리농장을 꿈꾸고 있다.

남원의 뜨거운 볕처럼 열정적인 농촌 생활

“매사에 확고한 신념으로 열정을 다하다 보면 활기찬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생각했다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죠. 귀농 역시 이와 같습니다. 실행과 열정, 두 가지면 안 되는 것이 없습니다.”

29살 젊은 나이에 전국학원연합의 회장을 맡았던 그는, 7개의 학원을 운영할 정도로 남다른 스케일과 열정을 지닌 사나이였다. 귀농 이전의 삶만 봐도 그렇다. (주)애경상조의 대표이사로 여유와 행복을 만끽할 법도 한데 귀농을 계획하곤 스스로 새로운 삶에 뛰어들었다.

그의 열정은 귀농을 준비하던 때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혁신리더대학의 학생회총무, 실상사귀농학교의 학생대표, 남원농업명품대학의 총학생회장을 역임하며 항상 넘치는 에너지를 과시했기 때문이다.

귀농 후에는 자신의 어려웠던 시기를 떠올리며, 후배 귀농인을 돕고자 ‘남원귀농귀촌연합회’를 설립, 현재 초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활발한 활동 중인 남원귀농귀촌연합회는 현재 400여 가구가 회원에 가입되어 있으며, 임원 당번제를 통해 사무실이 운영되고 있다. 별도의 회비는 없으며 필요한 경비는 임원 자조금 및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또한 자체적으로 신문 발행(월 2회, 무상 보급)을 통해 남원지역의 정서와 동향, 농업정책 등에 대한 정보를 수록해 공유하고 있다. 또한 회원들의 사기 증진을 위해 우수 회원을 선정해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으며 귀농·귀촌자 중심으로 농산물 생산 및 가공, 유통법인 설립과 사단법인 등록을 진행 중에 있다.

“20~30대에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습니다. 40대에는 기업의 대표이사로 즐겁게 살았죠. 그리고 50대인 지금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맛깔나게 살고 있습니다.”

남원의 뜨거운 볕을 닮은 그의 열정은 언제나 행복한 결과로 이어진다. 현재의 목표는 2014년에 80평의 집을 지어 아내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의 사업계획서를 보면 향후의 목표까지도 구체적으로 세워두고 하나하나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귀농을 위한 값진 조언, 500명의 이웃 만들기

“인사성도 밝고 상냥하고, 귀농했지만 여기 주민보다 더 마을 일을 열심히 한다니까. 오리농장도 크게 하는데, 냄새도 전혀 안 나고 아주 훌륭한 사람이지.”

70세가 넘으신 마을 주민이 유 씨에 대해 들려준 이야기다. 13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주천 문화마을’에 들어서면 유 씨에 대한 칭찬을 쉽게 들을 수 있다.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마을을 가꿔가기 위한 그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이다.

“귀농은 나처럼 하면 실패합니다. 하지만 귀농 후에는 철저하게 ‘유용기’처럼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귀농 후배들에게 전하고픈 가장 핵심적인 성공 키워드입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취해 무작정 귀농을 결심한 것. 그것이 바로 실패의 원인이 된다는 의미이다. 실제 그는 아무런 준비 없이 귀농에 임했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오리농장을 경험해보기는커녕 지역선정에도 아무 대책이 없었고, 주민과의 관계도 어렵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다. 바로 이런 점을 그는 조심하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귀농 후 밝은 인사성과 배려, 이전의 직함은 버리고 자신을 낮춰 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경영 등을 통해 현재는 마을의 ‘인기 있는 젊은이’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귀농 계획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500명의 이웃 만들기’이다. 처음 귀농을 결심한 뒤, 마을로 내려와 농촌 사회의 현실을 알게 된 그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이웃’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오리농장을 경영함에 있어 주민의 반대와 텃세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딘들 그러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웃과의 평화로운 관계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그의 말마따나 ‘맛깔나게 사는’ 귀농생활을 이룰 수가 없다.

일 년에 100명씩 5년 동안 500명의 이웃 만들기 프로젝트. 언뜻 보기에는 불가능한 목표로 보이지만, 그는 주천 문화마을 주민 130가구는 물론이며 협회를 통해 400여 가구와 유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귀농 6년 차인 그는 이미 오래전에 목표를 이뤄낸 것이다.

“귀농을 계획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거지 근성을 버려야 합니다. 정책자금에 연연하기보다 주민을 위한 봉사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개성을 버려야 합니다. 어르신들이 오가는 길가에서 웃통을 벗고 일을 한다든가, 고급 승용차에 선글라스를 끼고 멋을 부리는 등의 눈살 찌푸리는 행위는 철저히 버려야 합니다. 셋째는 이전의 지위를 들먹이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귀농했다면 새 인생, 새 삶을 겸손하게 받아들일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500명이 아니라, 주천 마을을 넘어 전라북도 도민과 귀농인까지 이웃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유용기 씨. 그의 삶은 진정 성공한 귀농인의 모범이 된다. 기억할 것은, 수입적인 부분에서의 성공보다는 마을과 하나 되어 유쾌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한 귀농인이라는 사실이다.

연합회의 설립과 추진뿐 아니라 기타 후배 귀농인의 도우미를 자처하는 유용기씨. 그의 제2의 인생을 통해 대한민국 귀농의 미래가 보다 안정적이고 유쾌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을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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