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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이야기_블루베리

전동키호테 2013. 7. 31. 09:02

블루베리 체험마을 조성을 꿈꾸는 경기 안성 정창규 씨(55)
경기도 안성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정창규 씨(55). 선거관리위원회에서 13년간의 공무원 생활 이후, 영국 런던을 거쳐 경남 거제에서 8년간 부모님을 모시다 용인을 거쳐 안성에 안주했다. 2010년 시작된 안성에서의 생활은 귀농을 위한 첫걸음이었다. 현재는 블루베리를 키우며 성공적인 귀농 생활로 행복한 인생 2막을 열어가고 있다.


 부모님과 함께한 8년, 새로운 삶을 계획하다

“새로운 삶을 위해 런던으로 건너갔습니다. 1년여의 세월이 흐른 뒤 여권 갱신을 위해 한국에 돌아오게 됐는데, 부모님의 건강문제로 경남 거제에서 8년의 세월을 보내게 되었죠. 그리고 진정한 새 삶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13년간 공무원 생활을 해온 정창규 씨는, 막내딸이 3살 즈음이었던 해에 런던에서의 새로운 삶을 계획했다. 먼저 정착해있던 지인과 함께 부동산 중개업을 하며 선진국에서의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꿈꿨던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비자 연장을 위해 한국에 돌아왔을 때였다. 뜻하지 않은 부모님의 건강문제로 가족은 런던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부모님과 함께한 8년의 세월은 그에게 공무원을 그만두며 꿈꿨던 이상적인 삶을 설계할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런던에서 느꼈던 여유롭고, 건강한 환경을 한국에서도 접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렇게 정 씨는 귀농의 매력에 푹 빠진 뒤, 2007년부터 농촌진흥청 등을 수시로 방문하며 구체적인 귀농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사)농업기술자협회에서 진행하는 <귀농·귀촌 교육>을 이수하는가 하면, 농촌진흥청의 <2012 강소농>과 농업인재개발원의 <농어업경영컨설팅바로알기> 교육에도 참여했다.

“귀농 관련 교육이라면 빠짐없이 참여하려고 노력했죠. 오랜 공무원 생활 외에는 부모님을 모시며 옆에서 지켜본 농사가 전부였던 제게, 귀농을 통해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보다 중요했으니까요. 귀농을 준비하는 데 있어 절대적인 것은 발품을 파는 일입니다. 다양한 기관에서 진행되는 교육은 물론이며, 직접 발품을 팔아 전문가의 조언을 귀담아듣는 것이 필요합니다.”

철저한 준비를 위해 그는, 다양한 교육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며 전문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그렇게 3년여의 시간을 준비한 뒤에야 경기도 안성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지역과 작물의 중요성, 그리고 가족의 응원

“성공이요? 아직 멀었어요. 이제 3년 차에 접어든 귀농 초보자입니다. 다만, 처음 귀농을 계획했을 때는 반대가 심했던 가족들이, 어느덧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또한 훌륭한 지역에서 우수한 작물을 수확하며 이제는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2012년, 올해 말이 되면 진정한 ‘성공’을 이야기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정창규 씨는 아내와 입대를 앞둔 첫째 아들, 대학생인 둘째 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행복한 가정’이란 단어도 이제야 당당히 들려줄 수 있는 말이다. 귀농을 처음 계획하고 안성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때만 해도 가족은 부푼 기대를 안고 있었다. 아내와 둘째 딸이 직접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역을 확인할 정도로 열의도 대단했다. 그 결과 수도권이었음에도 저렴한 지역을 찾아냈고 때마침 전원주택 동호회를 통해 10,000평 부지의 농지도 추천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은 그중 절반이었던 5,000평이었지만, 여기에 개인적으로 준비한 4,000평의 농지를 마련해 총 9,000평의 땅을 농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새보금자리를 마련한 안성 진촌리는 도로변에 위치해 교통이 편하고,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시골의 청명한 자연이 그대로 남아있어 그야말로 꿈을 이룰 수 있는 터전으로 제격이었다.

 하지만 직접 몸으로 부딪힌 농사는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밤늦게까지 잠이 모자란 것은 다반사고, 육체노동이 심해 아내는 오히려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에까지 이르기도 했다. 아내와 말다툼하는 시간은 늘어가고, 자녀들의 걱정도 시간이 흐를수록 더해만 갔다.

“건강만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투자만 계속되다보니 정작 집을 마련하지 못해 겪는 고초가 심했습니다.

하지만 ‘블루베리’의 효능과 가격대, 우수한 경쟁력으로 묘목판매가 성과를 내자 가족들도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아내부터 가족 모두가 귀농 생활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여긴 정 씨는, 블루베리라는 특수작물을 선택해 3년간 꾸준히 관리해왔다. 현재 7개 동의 비닐하우스에서 묘목이 생산되고 있으며, 인터넷 사이트 ‘진농장(www.jinnongjang.com)’을 통해 블루베리 묘목을 판매 중이다. 특히 향후 매출에 대해 2012년 묘목 1억 원 예상(목표액 2억원)에, 과일 3톤 생산(매출액 9,000만 원)과 30,000주의 묘목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물론 가족들의 응원도 대단하다. 입대를 앞둔 아들 김대원 씨(26)는 아예 이곳에 자리를 잡고 농사를 돕고 있으며 대학교에서 기숙사 생활 중인 딸은 주말마다 안성을 찾아 일손을 돕고 있다.

성공적인 귀농의 키워드, 마을주민과 하나 되기

마음의 여유와 행복한 미소만으로도 정 씨는 성공적인 귀농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경제적인 안정을 되찾으며, 현재는 블루베리를 이용한 와인이나 된장 등의 가공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한 블루베리 체험마을 사업도 계획중에 있다.

 “귀농의 성공 키워드는 마을주민과 하나가 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주민들의 도움이 없다면 귀농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도시에서의 생각으로 자신에게 맞추기보다 마을에 맞춰 모든 것을 생각하고, 감사의 마음을 끊임없이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 씨는 성공적인 귀농 노하우는 마을주민과의 화합이라고 강조한다.

우선, 마을의 모든 분에게 인사를 건네며 예의를 갖추는 것은 기본이며 자주 식사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작은 일이라도 마을 일에는 솔선수범하고 이웃들과 허물없이 지내며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정 씨는 특히 80세가 넘은 분이라도 웃어른에겐 ‘형님’이란 호칭을, 한 살이라도 어린 사람들에겐 ‘동생’이라 부르며 편안한 관계를 위해 노력했다.

 마을주민과 하나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탓에 현재 그는, 안성 블루베리 연구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블루베리 체험마을을 조성해 향후 마을주민 모두가 잘사는 마을,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라는 정 씨. 그는 어느새 완전한 마을주민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이제 마을을 위해 일하는 마을일꾼이 되길 스스로 자처하고 있다. 실제 많은 이들이 귀농의 실패 원인으로 지역민과의 불화를 손꼽곤 한다. 분명한 것은 마을주민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항상 귀농인에게서 비롯된다. 정 씨의 성공적인 귀농 이면에는 바로 이와 같은 마을주민과의 화합을 위한 노력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에게 귀농이란 ‘인생 2막’이다

정 씨의 하루는 새벽 5~6시에 시작된다. 새벽에 일어나 인터넷 주문확인부터 묘목 관리, 단계별 계획, 퇴비신청 시기 등 하루 일정을 꼼꼼히 확인한다. 7시가 되면 아침 식사를 하고 농장에 나가 현장 일을 본다. 12시 30분에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전화상담 및 퇴비나 배송 관련 일을 진행한다. 그렇게 숨 가쁜 하루를 보내다 보면 해는 어느새 뒷산 너머로 사라진다.

여유와 건강을 위해 선택한 정 씨의 귀농은 한편으론 그리 여유로워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귀농이란 인생 2막입니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자연 속에서의 삶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만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도시에서 상상하는 것처럼 한가하거나 풍요롭지 않지만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분명 존재합니다. 특히 육체노동 이후에 수확을 보게 될 때면 이전에는 몰랐던 가슴 벅찬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대화도 늘어나고, 맑은 공기를 맡으며 건강도 챙기고. 이것이 진정 ‘또 하나의 인생’, 행복한 인생 2막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살아가며 제2의 인생을 꿈꾼다. 지금보다 여유롭고 행복한 인생을 말이다. 정창규 씨는 귀농을 통해 그 꿈을 이뤄가고 있다. 그것이 도시의 경제적인 논리를 따른다면 성공일지, 혹은 실패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는 분명 자신의 인생 2막을 활기차게 열어가고 있다.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도 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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