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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이후 무너질 장기 독재자들은?

전동키호테 2011. 2. 13. 15:44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30년에 걸쳐 철권 통치를 휘둘러온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18일에 걸쳐 이어진 국민들의 퇴진 요구 시위에 굴복, 지난 11일 사임을 발표한 후 무바라크의 뒤를 이어 사임하게 될 장기 독재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포린 폴리시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쿠바의 카스트로 형제, 벨라루스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등 5명을 무바라크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은 장기 독재자로 꼽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은둔의 왕국'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북한을 1994년부터 통치해 왔다. 김정일에 앞서 그의 부친 김일성 주석이 46년 간 북한을 다스려와 이들 부자는 총 63년에 걸쳐 북한을 지배하고 있다.

북한의 김씨 왕조는 주민들을 가혹하게 다루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감시와 기아는 북한에서 흔하게 일어난다. 북한은 주민들이 외국 소식을 아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인터넷 사용을 규제하고 있고 외국 라디오 방송을 차단하는가 하면 국제전화까지도 감시하고 있다. 이러한 압제 속에 북한 주민들은 조선중앙통신의 냉전식 선전 보도만을 접할 수 있을 뿐이다.

북한은 많은 노동수용소와 강제수용소에 반체제주의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폐쇄성과 엄격히 유지되는 비밀 때문에 얼마나 많은 반체제주의자들이 수용돼 있는지 정확히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부에서는 15만 명에 달하는 반체제주의자들이 수용돼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결정, 권력을 승계시킬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오랜 고통을 더욱 연장시킬 뿐이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카다피는 41년 전 쿠데타를 통해 이드리스 국왕을 축출하고 권좌에 올랐다. 현재 68살이 된 카다피는 잔인하고 냉혹한 리비아의 오랜 독재의 역사에 자신의 족적을 뚜렷이 남겼다. 그가 처음 권좌에 올랐을 때 당시 미 대통령이던 리처드 닉슨을 카다피를 '중동의 미친 개'라고 부르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통치 스타일보다 기괴한 행동으로 더 유명하지만 카다피는 국내에서는 공포 정치를 휘둘러왔다. 카다피는 어떤 공식 직함도 갖고 있지 않지만 이론적으로 인민위원회의 간접 선출된 의회가 갖도록 돼 있는 리비아의 권력체계는 사실상 카다피의 통치를 지속시키기 위한 교묘한 속임수라 할 수 있다.

1969년 혁명 당시 카다피가 내세운 원칙들에 어떤 정치세력도 반대할 수 없게 돼 있다. 아랍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이슬람주의를 혼합한 카다피의 통치 원칙은 그의 집권 초기 만들어진 그린 북에 담겨 있다.

수십년에 걸친 카다피의 통치 후 리비아의 국가기관들은 국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힘을 갖지 못하고 있다. 리비아에는 현재 약 500명의 정치범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패가 만연해 있는데다 현대 국가의 기초적 기능마저 결여돼 있는 리비아는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백인들이 통치하는 로디지아 정부를 무너뜨리고 흑인들이 지배하는 국가 짐바브웨를 만들어낸 무가베는 한때 다른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에게 존경의 대상이었다. 무가베는 그러나 처음부터 통치 수단으로 폭력에 의존했다. 집권 초기 무가베는 다른 지도자를 선호하는 소수 부족들을 겨냥해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 3만 명에 달하는 소수 부족민들을 학살했다.

무가베의 잔혹함은 최근 더욱 심해졌다. 지금 그의 목표는 최대 야당인 민주변화운동(MDC)이다. 짐바브웨는 야당 주요 지도자들에 대한 암살 기도는 물론 야당을 지지하는 일반 유권자들까지 살해하고 있다.

무가베는 지난 2005년 빈민 거주 지역의 주택들을 불도저로 철거해 70만 명의 빈민들을 거리로 내쫓았으며 한때 아프리카의 모범적인 경제를 자랑하던 짐바브웨는 그의 통치를 거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며 수만 %의 인플레를 기록하는 최악의 경제성적을 나타냈다.

선거에서 MDC가 승리한 후 무가베의 불안은 더욱 커져 지난 몇 달 새 정치적 암살은 더욱 심해졌고 무가베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계속 커지고 있다. 짐바브웨 국민들이 이집트의 사례를 뒤따를 경우 무가베의 독재는 곧 무너질 수도 있을 것이다.

▲쿠바의 카스트로 형제

피델 카스트로는 1959년 쿠바혁명을 통해 풀겐시오 바티스타를 몰아내고 쿠바를 공산국가로 변모시켰다. 그는 지난 2008년 건강 상의 이유로 동생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력을 물려주었지만 쿠바는 여전히 일당독재 국가이고 거의 모든 정치적 권리와 시민들의 자유는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

쿠바에서는 공산당 이외의 어떤 정치 조직도 금지돼 있다. 반체제주의자들은 오랜 시간 수감돼 있다. 쿠바 국민들은 거주·이전의 자유마저 심각하게 제한받고 있다. 쿠바 당국은 모든 언론매체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터넷 접근 및 콘텐츠까지 통제하고 있다. 학문의 자유는 아예 존재하지 않으며 허가 없이 3명 이상이 모일 경우 벌금형에 처해지거나 수감될 수 있다.

쿠바는 수 년에 걸친 경제 부진으로 현재 큰 곤경에 처해 있다. 라울 카스트로는 제한적인 개혁을 도입했지만 쿠바의 미래은 여전히 정치 개방을 기피하는 고령 지도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루카셴코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다. 16년에 걸친 루카셴코의 통치로 벨라루스는 정치·경제적으로 모두 피폐해졌다. 그는 브레즈네프 시절의 인물처럼 행동한다. 벨라루스 비밀경찰은 지금도 옛 소련의 비밀경찰과 같은 KGB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루카셴코는 야당 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 루카셴코 체제는 방송을 완전히 장악해 벨라루스 국민들은 국영 방송을 통한 왜곡된 사실만을 전달받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 루카셴코의 지위는 불안정하다. 그는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80%의 압도적 득표율로 승리했지만 부정선거라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민스크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을 때 시위진압경찰들은 무자비한 폭력 행사를 통해 이를 진압하고 수백 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사람들에는 야당 주요 지도자들이 다수 포함됐으며 이들은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위기를 맞았다. 루카셴코는 "벨라루스에 분별없는 민주주의는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웃나라의 국민들은 자유와 번영을 누리고 있는데 자신들은 이를 전혀 갖지 못하고 있음을 국민들이 깨달을 때 독재는 무너진다. 벨라루스의 이웃국가들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는 모두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가입했고 많은 자유가 허용된데다 경제마저 벨라루스보다 훨씬 앞서 있다. 이런 상황들은 루카셴코가 편히 잠잘 수 없게 만들고 있다.

dbtpwls@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