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_時事_여행_컴

천안함, 어뢰 프로펠러 파편 발견

전동키호테 2010. 5. 18. 08:39

[천안함, 어뢰 프로펠러 파편 발견] 

천안함 침몰사건 원인을 조사 중인 민군 합동조사단이 어뢰 프로펠러(추진장치)의 일부 파편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천안함을 침몰시킨 수중무기로 어뢰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천안함 절단면 등에서 발견된 화약 성분이나 알루미늄 파편의 구성 성분 등으로 어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돼왔다.

여기에 어뢰의 추진장치(프로펠러) 일부 파편이 발견됐다면 천안함이 어뢰 공격으로 격침됐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추가된 것을 의미한다. 수많은 정황을 바탕으로 '어뢰 피격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어뢰 피격을 뒷받침하는 물증이 처음으로 나타난 셈이다. 형사 사건에 비유하자면 총상을 입은 시신(屍身)을 바탕으로 피살 심증을 굳힌 상태에서, 사건 현장에서 살인에 사용된 탄환을 발견한 것에 해당한다.

어뢰는 보통 음향 탐지장치, 자기장 감지기 등이 있는 센서 부분, 고성능 폭약으로 구성된 폭발물(탄두) 부분, 그리고 프로펠러로 구성된 추진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프로펠러는 보통 2개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회전한다. 프로펠러 1개만 회전시키면 뱅글뱅글 돌면서 똑바로 나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어뢰가 폭발했을 경우 다른 부분에 비해 프로펠러 부분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해왔다.

어뢰 프로펠러의 발견으로 천안함 피격설을 더 이상 부인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남은 과제는 천안함에 어뢰를 쏜 '범인'을 특정할 수 있을 것이냐는 점이다. 대한민국 군함을 향해 어뢰를 쏠 주체가 북한 말고 누가 있느냐는 상식적인 판단과 국제법적으로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물증을 확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소식통들은 이번에 발견된 어뢰 프로펠러의 일부 파편이 북한의 어뢰 공격임을 입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프로펠러 파편이 중국제나 구소련제 등 공산권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정도라는 것이다. 여기엔 중국제나 구소련제 어뢰에 대한 정보 등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미국의 정보제공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세계적인 잠수함 전문가 등 15명의 전문가를 민군 합동조사단에 파견해 침몰원인 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것으로 확인됐을 경우 사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제 어(魚)-3형 어뢰. 적 함정의 음향 등을 추적해 공격한다.

정부와 군 당국은 어뢰 프로펠러 파편과 같은 결정적인 증거를 토대로 일단 천안함 침몰이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음을 밝힐 예정이다. 여기에 북한 잠수함(정)의 움직임과 통신감청 정보 등 정황증거를 추가해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임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민군 합동조사단에 참여한 미국, 영국 등 4개국의 한국주재 대사를 17일 초청해 천안함 조사 결과의 지지와 협조를 당부했다. 오는 20일쯤 발표될 합조단의 조사 결과와 한국의 입장을 국제적으로 지지를 받는 사전협조 수순에 따른 것이다.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날 "오늘 한국에 주재하는 미국과 영국·호주·스웨덴 등 4개국 대사를 장수만 국방차관이 초청해 그간 조사 협조에 대한 감사를 표명하고 향후 정부의 발표 일정 등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미국과 영국, 스웨덴 무관도 참석했다.

국방부는 그간 합조단에서 천안함 침몰원인이 어뢰에 의한 외부폭발로 분석한 경과를 설명하고 20일 발표될 합조단 조사 결과 및 이와 관련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해주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군은 합조단 조사 결과의 국제적인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무관들에게 조사 경과 및 결과를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천안함 절단면도 공개한다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