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한국엔 "북 자극할수도" 호들갑 떨더니…
탑재물 최대 중량 19톤, 전세계 통틀어 초대형
아시아, 우주개발 경쟁 가열
일본이 나로호보다 190배나 강력한 초대형 우주로켓 'H-ⅡB'를 오는 11일 새벽 발사한다.
이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될 경우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우주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우주로켓 개발에 나선 한국에 대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고 호들갑을 떨던 일본이 정작 자신들은 나로호보다 수백 배나 성능이 뛰어난 초대형 로켓을 발사하는 것을 어떻게 정당화할지도 국제사회의 주목거리다.
일부 전문가들은 "로켓 개발이라는 핫이슈와 관련, 일본이 미국과 밀월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덮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북한이 일본의 초대형 우주로켓 발사를 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일 경우 다시 한번 핵과 장거리 로켓 개발에 몰두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8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미쓰비시(三菱)중공업과 공동 개발한 H-ⅡB 1호기를 11일 일본 남부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우주센터에서 발사한다고 발표했다. 이 로켓은 식수와 각종 장비를 실은 무인화물위성(HTV)를 탑재했으며 지상 350㎞ 상공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 로켓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일본이 지금껏 발사한 로켓 중 최대이며 전세계를 통틀어서도 초대형이라는 데 있다. 지구 저궤도(LEOㆍLow Earth orbit)까지 쏘아 올릴 수 있는 탑재물의 최대 중량은 무려 19톤. 최근 우리가 발사한 나로호가 100㎏의 과학기술위성을 탑재했던 것과 비교하면 190배나 강력한 셈이다.
크기도 나로호를 압도한다. H-ⅡB의 총중량은 551톤으로 나로호(140톤)보다 4배 크고 높이는 56m, 직경은 5.2m에 이른다. 이 로켓은 H-ⅡA의 개량형으로 H-ⅡA에 쓰이는 엔진 두 개를 한꺼번에 장착해 발사능력을 1.4배 정도 높였다. 복수의 엔진을 한꺼번에 장착하는 기술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일본이 세계 세번째로 시도하는 것이다.
이 로켓 상단부에 탑재한 무인화물기는 총중량이 16.5톤이며 길이 10m, 직경 4.4m로 크기가 버스만하며 6톤의 물품을 탑재했다. 1회용인 이 수송기는 자체 동력으로 우주정거장에 접근, 식량이나 의류, 각종 실험장치 등을 전달하게 된다. 일본은 2015년까지 해마다 1기의 HTV를 발사할 계획이다.
JAXA 측은 로켓 발사가 성공하면 독자적인 수송수단을 확보하며 우주산업의 세계 진출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 심지어 북한 등 주변국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9월 우주유영에 성공하며 세계 3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했다고 자부하던 중국은 일본의 초대형 로켓 개발에 자극 받아 유인 달탐사 등에 총력전을 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일본이 앞장서 미사일 개발을 제재해야 한다고 공격했던 북한의 반응이다. 지난 4월 장거리 로켓(은하 2호)을 발사한 북한은 당시 인공위성(광명성 2호)을 탑재했다며 일본 등 국제사회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혹 제기에 맞대응한 것처럼 평화적 우주개발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로켓 개발에 몰두할 또 하나의 핑계가 생겼다는 것이다. 당시 북한이 주장했던 광명성 2호의 무게는 30㎏에 불과했다.
문병도 기자 do@s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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