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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외교관을 위한 예절 교육

전동키호테 2009. 11. 11. 11:02

2009년 8월 24일부터 12월 11일까지 외교안보연구원에서는 외무고시 42회의 유예생과 43회 합격생들을 대상으로 79일 동안의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30명 안팎의 외무고시 합격자들은 이 과정을 마쳐야 외교통상부 각 부서에 배치돼 ‘시보’로서 본격적인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외교관 연수는 총 석 달 동안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루어진다. 수업은 총 4교시이고, 각 수업의 시간은 한 시간 반이다. 쉬는 시간은 20분, 점심ㆍ저녁 시간이 1시간 20분이다. 한 교실에 모두 모여서 교육을 받다가 보니 고등학교로 돌아온 느낌을 종종 받는다.

 

◆ 미는 문은 본인 먼저, 당기는 문은 상사 먼저 

본격적인 의전 수업 시간에는 의전과 과장님께 기본적인 자동차 타기, 출입문 앞 등 여러 상황에서

외국 대표를 어떻게 의전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된다. 예를 들면 자동차에서 가장 상석(上席)은

운전석의 대각선자리이다.

 

또 출입문이 미는 문인 경우 아랫사람이 먼저 들어가 윗분에게 “들어오십시오”란 인사말을 건네는 것이 원칙이고, 당기는 문일 때에는 윗분을 먼저 들어가시게 하는 것의 원칙이다.

 

테이블 매너 수업 시간에는 좌석배치의 원칙이나 식탁예절과 같은 상식들을 배운다. 보통 직사각형 테이블의 경우 파티의 주최자가 가운데에 앉고, 주최자의 맞은 편이 상석이 되며, 상석은 창문을 바라보는 위치가 되어야 한다. 라운드 테이블의 경우 주최자의 가장 가까운 오른쪽이 상석이다.

 

또한 국제협상을 연습하는 모의협상 수업에서는 의장에게 발언권을 얻기 위해 “Mr. President"로 말을 시작하고, 의제를 제안할 때에는 ” I move that~"과 같은 문장형식을 구사해야 하며, 의제를 투표에 부칠 때 찬성표는 “aye"를, 반대표는 ”nay"와 같은 용어를 쓰는 등 등 호칭과 문장상의 형식에 대한 수업도 받는다.

 

일상 생활에서의 인사도 중요하다. 교육 담당자들이 별도로 지적을 할 만큼 인사와 상냥한 태도도 강조된다. 실제로 이러한 태도는 현지공관에 파견된 외교관의 경우 인근 교민에게 겸손하면서도 배려하는 태도로 연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전직 대사님의 강의 날이면 연수생들이 의상을 갖추고 강의 10분 전에 전원 착석해 대기하는 것도 이러한 예의의 연장선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 의전, 외교의 시작과 끝

‘의전과 형식’은 직업 외교관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기 전 외교관의 업무능력, 지식, 자질을 더욱 빛나게 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연수원들의 생활 담당자도 “외교부 일의 절반은 형식”이라고 강조할 만큼 외교부 내에서 경험하게 될 많은 격식과 형식이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습득해야 할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일반인들에게 외교 의전은 지나친 형식주의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외교가에서 의전은 국제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국격(國格)인 동시에 상대국과의 미묘한 신경전의 출발점이 된다. 따라서 18세기 말 영국의 메카트니 사절단은 청나라 황제에게 복종을 의미하는 고두(叩頭)를 행할 수 없었고, 초대 주미공사인 박정양은 상투와 도포 차림으로 미국 대통령을 면담했던 것이다.

 

연수과정 중 절반(8주)은 “교학과정”으로 공무원 직무교육, 공문서 작성, 외교부 내의 각 과에 관련된 소개, 전 세계 각 지역의 국제정세분석, 소양교육(음악, 미술, 의전, 협상기술교육 등)이고 나머지 절반(8주)은 영어와 제2외국어 집중교육기간으로 외국어 연설, 토론능력, 협상기술, 사교영어, 외국어 작문과 관련된 교육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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