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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무수동면으로 광어 수출

전동키호테 2009. 6. 26. 09:07

 세계 최초 '무수동면' 기술 적용… 물없이 산채로 운반 

최근 전남 완도산 양식 넙치(광어) 3톤이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수출됐다. 그것도 물 한 방울 없는 상태로 비닐 포장돼 비행기로 운송됐다. 인천공항에서 평균 12시간을 날아 미국에 도착한 이 넙치들은 현지 중대형 유통업체에서 싱싱한 활어로 팔려나갔다.

 

↑ 넙치를 물없이 운반할 수 있는 '무수동면' 운방 방식.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비결은 인공 동면(冬眠)기술에 있었다. 얼리거나 약을 쓰지 않고 적정 시간동안 적당히 온도를 낮춰 넙치가 물 없이 최고 30시간 잠에 빠지게 만든 것이다. 어류의 경우 주변 온도가 떨어지면 생리작용을 최소화하는 생체리듬 조절능력이 있는데, 바로 이 생체리듬을 정확히 맞춰 잠을 재우고 깨우는 것이 핵심이다.

이 무수(無水)동면 유도기술은 한국해양연구원이 2007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이듬해 11월 기술 상용화가 이뤄졌다. 양식넙치 수출업체인 ㈜월드드림피쉬는 연구원 측으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아 세계 특허권을 따낸 뒤 이 달부터 완도산 넙치를 매주 1~2톤씩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수출하고 있다.

무수동면 기술은 싱싱한 활어 상태를 유지하게 해 물고기의 육질이 좋고 물류비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실제 1㎏짜리 활어를 수출하려면 보통 3.6리터의 물이 필요해 그만큼 값이 비싸다. 침이나 마취제, 호르몬 조절 등으로 기절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생존기간이 짧고 인체 안전성도 확보되지 않는 등 한계가 있다.

그 동안 완도산 넙치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일본으로만 연간 약 200톤이 수출됐는데, 월드드림피쉬 측의 무수동면 시설이 9월 인천공항에 준공되면 연간 1,000톤(1,800만 달러) 상당의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무수동면 운반수출은 기존 운반법보다 수출 물류비가 50~60%에 불과하고 폐사율도 3~5% 미만으로 수출경쟁력이 뛰어나다"며 "국내 시장의 수요에만 의존하던 양식 어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