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인기자의 인물기행] 괴짜 한의사
8수 끝에 한의대 입학 비염약으로 떼돈 벌고도 전세 사는 이환용 원장
이씨의 고향은 충남 서산시 운산면이다. “아버지가 제가 세 살 때 돌아가셨어요. 어머니께서 품앗이를 하면서 저희를 키우셨죠.” 그래도 형과 누나 덕택에 서울로 유학해 고등학교까지 마칠 수 있었다. 고3 시절, 교통사고를 당했다. “한쪽 다리가 6개월 동안 마비됐었는데, 지압원에서 침 맞고 나았어요. 내가 가난하니까 지압원에서 아예 침을 가르쳐 주면서 직접 침을 놓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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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울 강남에 한의원을 열었다. “노량진 시절에 자주 찾아 뵙던 한복집 할머니께서 조그만 나무껍질을 내밀면서 이래요. ‘이게 코나무 껍질인데, 달여 먹으면 비염이 낫는대. 이거 좀 구해줘’라고요.” 나무 이름은 참느릅나무였다. 어렵사리 구해줬더니 보름 뒤 할머니가 다시 찾아왔다. “이제 밥 타는 냄새도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의사가 된 후 이씨는 이러저러하게 약을 지어 자기도 먹어 보고 아들들에게도 먹이며 7년을 보낸 끝에 비염 치료약을 개발했다. 이름은 청비환.
소문이 나면서 계산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을 벌었다. “소득신고를 했더니 세무서에서 ‘이렇게 많이 신고하면 세무조사 들어갈 수 있다’고 전화가 왔어요. 진짜로 국세청에서 연락이 왔어요. 성실납세자 상을 주겠답니다.” 1996년이었다. 올 초에는 이 약재를 주제로 경희대에서 본초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게를 지던 초등학생, 내신 꼴찌 8수생의 운명이 그리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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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공사 끝에 지난여름 평강식물원 www.peacelandkorea.com)이 탄생했다. 들어간 돈? 이씨는 입을 다물지만, 식물원 직원은 “이거저거 합치면 한 50억원은 될 것”이라고 했다. 떼돈을 번 한의사가 전셋집을 못 벗어나는 이유다.
식물원엔 너른 잔디광장과 고층습지원, 백두산과 한라산 같은 고산지대 들꽃이 있는 암석원 등 12개 정원이 있다. 한방을 응용한 요리를 내는 식당도 있다. 산림청으로부터 “나라가 할 일을 개인이 해줬다”며 감사패도 받았고, 지난 5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자연과 벗하며 살 방법을 묻기 위해’ 이곳을 찾기도 했다. 열매가 썩어야 그 씨가 퍼져 몇십 배 결실이 나는 거죠. 그 이치를 깨닫게 할 교육장을 만들고 싶어요.” 이씨는 “돈 퍼부은 거, 하나도 안 아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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