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절에 다니고 아들은 교회 가는 한국 외국인들은 신비롭게 봐"
“다른 종교 수용하는 삶에 익숙… 東西융합한 한국은 종교 선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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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종교학과 김종서 교수가 하멜 이후 서양인들의 한국 종교 연구성과를 모아 ‘서양인의 한국 종교 연구’(서울대출판부)를 펴냈다.
참고문헌 목록만 15쪽에 이르는 이 책을 보면 우리 스스로는 너무 익숙해 실감하지 못했던 우리 민족의 독특한 종교현상들이 눈에 띈다. 19세기
말 한국에 온 서양 선교사들이 ‘한국인은 종교적이다’와 ‘전혀 종교적이지 않다’로 완전히 의견이 갈렸던 것도 우리만의 독특성에 비롯된다. 가령
남편은 유교를 배우고 지키고 있으면서 아내에게는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라고 하며, 몸이 아프면 무당을 부르는 현상을 놓고 선교사들이 헷갈린 것.
김 교수는 “서양인들은 이런 우리 민족의 종교적 특성을 ‘중층다원성(重層多元性)’이라고 분석했다”고 말했다.
이 책을 보면 ‘God’의 번역을 놓고 이미 선교사들이 ‘하느님’(헐버트)과 ‘하나님’(게일)으로 나뉘고, 동학(천도교)에 대해서도
유일신(한울님) 개념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기독교 선교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파악하는 등 이방인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이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전통 종교 외에 천주교, 개신교 신자수가 급증한 지금 상황은 어떨까. 김 교수는 “중층다원성은 여전하다”고 말한다. “각 종교가 주장하는
신자수를 합하면 우리 인구보다 많다는 우스개가 있지 않습니까? 저는 이런 현상이 단순히 숫자 부풀리기가 아니라 여전히 중층다원성이 내재해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한 가족 안에 여러 종교 신자가 혼재하고 불교나 개신교 신자이면서도 자녀 결혼시킬 때는 사주, 궁합을 보고, 택일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생활 속에서는 다른 종교를 배척하기보다는 수용하며 섞여 사는데 익숙한 것이죠.”
김 교수는 “개신교가 다수인 미국, 신도와 불교가 중심인 일본 등과 한국의 종교현상은 내용이 다르다. 동서양 종교의 융합이라는 점에서는
종교적 선진국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을 외국 학자들은 신비롭게 보고 있습니다.” 또 서양이나 일본과는 다른 ‘종교’의 기본
개념도 중요한 연구대상이다.
김 교수는 “21세기는 종교끼리의 경쟁이 아니라 ‘종교 대 세속’의 경쟁시대가 될 것”이라며 “종파주의보다는 일치운동 등이 이런 시대변화에
대비하는 보완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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