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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 고구마 그 이름 유래

전동키호테 2006. 5. 4. 08:26
콩키스다도르(conquistadores : 중남미 대륙에 침입한 16세기 초의 스페인 모험가. 코르테스와 피사로가 대표적인 인물)들은 페루 근처를 지나는 중에 원주민들이 파파(papa)라고 하는 구근식물을 보고 1532년 스페인으로 보내는 화물선에 이를 실어 유럽으로 가져갔다. 당시 스페인인들이 붙인 이름은 파타타 (Patata)로 영어 포테이토(Potato)의 어원이 되었다.
 
감자가 언제 어디에서 우리나라로 전래했는가에 관해서는 북방설과 남방설, 두 설이 있다.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1824년과 1825년 사이에 명천 사는 김씨가 북쪽에서 가지고 왔거나 청나라 사람이 인삼을 몰래 캐러 왔다가 떨어뜨리고간 것이라고 되어 있고 김창한의 ’원저보’는 영국 상선이 1832년에 전라도 해변에서 전해 준 것이라고 하고 있다. 북방설이 대세인 듯 흔히 북서(北薯 : 북쪽에서 온 참마)라고 했고 말방울 같다 해서 마령서(馬鈴薯), 북감저(北甘藷 : 북쪽에서 온 단 참마)라고도 한다. 또 하지 때 주로 캔다고 해서 하지감자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정작 감자의 어원이 되는 ‘감저’는 원래 고구마를 이르는 이름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달다는 뜻인 ‘감(甘)’이 달지 않은 감자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 원래 감저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조선 영조 39년(1763년) 10월이다. 일본에 통신사로 갔던 조엄이 대마도에서 씨고구마를 얻어 부산진으로 가지고 왔는데 조엄은 기행문 ’해사일기’에서 “대마도에 감저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효자마’라고 하고 왜음으로는 ‘고귀위마’라고 한다”라고 적고 있다. 대마도에서는 고구마를 ’코우코우이모’라고 한다. ’코우코우’는 효행(孝行) 또는 효자(孝子)라는 뜻이고 ’이모’는 마(藷) 종류를 지칭한다. 대마도에 사는 가난한 사람이 병든 부모를 고구마로 봉양했다는 전설에 따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당시 동래부사였던 강필리가 지은 ’감저보’(甘藷譜)는 고구마 재배법에 관한 책이며 감자가 온 건 이보다 훨씬 뒤였다.

 
영어로 고구마는 ‘sweet potato’이고 감자는 ‘potato’다. 우리말로 하면 고구마는 ‘단 감자’가 된다. 제주도의 촌로들은 고구마를 감자, 또는 감저라고 부른다. 감자는 지슬 또는 지실이다. 요즘 대부분의 제주 사람들은 고구마를 고구마, 감자를 감자로 부르고 있다. 불쌍한 고구마, 제 이름을 언제나 찾아먹을까.  (메트로 성석제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