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20, 30대 직장인들마저 일찌감치 노후생활을 위한 재테크 준비에 나서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몇 년을 내다보고 재테크를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면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생명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03년 생명표'에는 △현재 나이별로 앞으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지 △만약에 사망한다면 어떤 원인 때문에 죽게 될지 등을 각종통계자료와 확률을 통해 자세히 분석해 놓았기 때문이다.

생명표에 따르면 올해 태어난 아기들은 앞으로 남자는 평균 73.9년, 여자는 80.8년을 더 살 수 있다. 남녀 평균수명을 말하는데, 여자가 7년 더 오래 사는셈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5.1년, 여자는 4.0년가량 평균수명이 늘었다.

여자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9위 수준이며 1위인 일본(85.3세) 등에는 못 미치지만 미국(79.9세), 덴마크(79.5세), 영국(80.7세), 그리스(80.7세) 등을 웃도는 것이다.

 

◆ 45세 남성 앞으로 31년 더 산다＝한국 경제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40대 중년들은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2003년 기준으로 작성된 생명표에 따르면 만 45세 남성은 앞으로 평균 31.1년정도 더 산다고 보면 된다. 같은 나이의 여성은 이보다 6년가량 많은 37.2년을더 살게 된다.

대개 대학생이라고 볼 수 있는 만 20세 남녀의 앞으로 남은 수명은 각각 54.7년과 61.5년 정도로 추정된다. 반면 은퇴한 나이인 65세 남녀는 각각 15.1년과19.0년가량 더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남자의 경우 산 기간과 살 기간이 같은 나이는 평균 38세, 여자는 41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 암에만 안 걸려도 수명 5년은 늘어난다＝갑작스런 사망이 한창 많을 나이인40대 중년들은 어떤 것을 조심해야 할까.현재 만 45세인 남성은 위암 간암 폐암 등 각종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28.4%에달했다. 10명 중 3명은 앞으로 암으로 사망한다는 얘기다. 또한 뇌혈관이나 고혈압성 또는 심장질환 등 순환기계통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24.5%에 달했다.

반면 만 45세 여성은 순환기계통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30.1%에 달했다. 암사망 확률도 15.5%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통계청은 45세 남성이 암에만 걸리지 않아도 평균 4.85년은 더 살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순환기계통 질환에 걸리지 않아도 3.21년가량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나이의 여성은 순환기계통 질환을 피하면 2.72년, 암에 안 걸리면 2.33년 더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교통사고보다 자살로 죽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연령에서 자동차 등 운수사고로 죽는 확률보다 자살사망이 더 높았다. 실제로 만 45세 남성이 운수사고로 죽는 확률은 2.13%이지만 자살은 2.72%로더 높다.

 

◆ 시사점＝생명표 분석은 연령대별 재테크나 보험 영업에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어 대학을 갓 졸업하고 직장생활에 첫발을 내딛거나 이제 막 결혼한 만 30세 남자 신입사원은 앞으로 45년을 내다보고 재테크 전략을 짜야 한다.이미 30년을 살아온 남자는 평균적으로 75세까지 살기 때문에 삶의 전략은 물론 각종 저축이나 주식투자, 연금 등 재테크도 그만큼 길게 내다봐야 한다는얘기다.

연령별로 △만 30세는 남자가 45년, 여자는 51년 △40세 남자는 31년, 여자는37년 △50세는 남자 26년, 여자 32년 등으로 남아 있는 수명을 늘 염두에 놓고삶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한 최근 생명보험회사들의 보험료 인상 원인도 생명표에서 알 수 있다. 최근 10년 새 평균수명이 남자는 5.1년, 여자가 4.0년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망원인이 10년 전과 크게 달라지고, 연령대별로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보험사나 보험가입자들이 어떤 보험에 보험료를 더 내고 덜 내야 하는지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다.

 

[송성훈 기자] 매일 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