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_건강_食_교육

쥬니어피겨스케이트금메달 김연아와 피겨마미

전동키호테 2005. 12. 2. 13:01

같은 동네에 사는 소녀 중학생 김연아가  세계 쥬니어 피겨스케이트에서 금메달을

가져왔다. 한국 피겨스케이트 사상 처음이라는 놀라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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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의 스포츠@ground] 김연아와 '피겨마미'

감독이자 매니저 엄마, 스케이트화까지 고쳐줘

김연아의 스케이트 구두는 굉장히 딱딱했다. 마치 나막신을 만지는 느낌이다. 발목 부분을 눌러봤지만 꼼짝도 않는다.

옆에서 보던 연아의 엄마 박미희씨가 “고난도 점프를 하려면 초강성 구두를 신어야 한다”고 거든다. “그래야 탄력이 살거든요. 이거, 세상에서 제일 딱딱한 피겨 구두예요.”

아하, 그런 거로군. 감탄사를 연발하던 중 스케이트 구두 굽과 날 사이에 손바닥 3분의 1 정도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이 여러 겹 붙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건 뭔가요?”

“연아 몰래 붙였어요. 균형 잡으려고.”

박씨는 “어려운 점프 때는 1~2㎜의 균형 차이 때문에 넘어진다”며 “연아의 동작을 보니 스케이트 중심이 틀린 것 같아 책받침을 오려 붙였다”고 했다. 두 사람이 빙판에서 보낸 시간이 벌써 9년. 이제 엄마는 딸의 점프 동작만 봐도 구두의 이상을 감지할 수 있게 됐다. 엄마는 밤마다 스케이트 구두의 날을 빼고 책받침을 잘라 붙이고 다시 나사로 조이는 ‘구두 수선공’이다.

연아가 이 구두로 주니어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뒤 인천으로 귀국한 것이 29일. 두 사람은 귀국 다음날인 30일에도 과천 시민회관 링크에서 자정까지 ‘올빼미 훈련’을 하고 있었다. 피겨 선수의 감각은 하루만 쉬어도 무뎌진다. 잠시의 쉴 틈도 없다. 딸과 엄마가 피겨에 ‘올인’하는 사이에 사업가인 아빠는 ‘반 주부’가 됐단다. 동치미 담그는 솜씨가 끝내준다나. 그런 아빠도 “시장 가서 파 사오는 건 정말 싫다”고 푸념을 한다. 봉투 밖으로 파줄기가 삐죽삐죽 튀어 나오니 동네 아줌마들 보기 민망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아내는 딸의 구두수선공이고 운전사이며, 의사이고 감독이고 매니저이고 의상 코디네이터인데. 박씨는 “엄마가 못 쫓아다녀서 꿈을 접은 아이들도 많다”며 “결국 아이를 관리해주고 일정 챙겨줄 사람이 우리들밖에 더 있느냐”고 했다.

1990년대 미국에서 축구 치맛바람을 일으킨 ‘사커 맘(soccer mom·축구 선수들의 엄마)’들은 자기 할 일을 하면서 아이들의 교육에 정성을 쏟는 우아한 중산층의 대명사였다. 그들은 결코 생업 포기자가 아니었다.

반면 한국의 ‘골프 대디(golf daddy)’들은 딸을 그린의 정복자로 키우기 위해 자기 인생을 포기하는 대가를 치렀다. 한국의 ‘피겨 마미(figure mommy)’는 어느 쪽일까? 연아네를 통해 본 바로는 역시 골프 대디와 같은 신세였다.

세계적인 기량을 지닌 선수조차 잘 정비된 제도적 뒷받침이 아니라 부모의 희생에 의존해 성장하고 있으니, 어찌 보면 한국 스포츠 현실의 고단한 축소판 같기도 했다.

www.chosum.com에서 퍼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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