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가을 풍경 어둠이 산을 타고 내려오면 사람소리 하나 둘 모여들고 사랑방 굴뚝에선 연기가 피어난다. 마른 나무 새빨갛게 타오르면 물줄기 솥뚜껑 비집고 새어나와 처마 밑에 구름 되어 온 마당 덮으니, 외양간 배 깔고 누워있던 누런 황소 코끝을 킁킁대며 여물통 들이밀고 거친 새김질에 밤하늘이 흔들린다. 부지깽이 나부랭이 불속에서 뒹굴다 마디마디 맺힌 대공 불꽃 되어 터지면 부뚜막에 걸린 양말 뜨겁다 아우성이다. 빨간 잿더미 속 고구마 묻어놓고 도란도란 사랑방 가을밤이 깊어지면 가을 향기 밤새도록 굴뚝으로 솟아난다. |
출처 : 삶의 활력 충전 발전소 |글쓴이 : 야누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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