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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상대로 판매 사기가 기승을 부린다

전동키호테 2009. 6. 23. 08:34

참으로 혼란스러운 세상이 되었음을 알 수 있구나..

이렇게 나이드신 분들을 대상으로...혼로 있다는 것을 이용해서..위로하는 척하면...사기를 친다.

그래 어쩜 노인분들과 함께 즐겁게 지내는 댓가를 가져가는 것인지도 모르지..

세상 참으로 씁쓸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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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할머니들만 참석할 수 있는 ‘경로잔치·위문잔치’가 있다. 나이 드신 어른들을 위한 행사에, 젊은이들도 아니고 할아버지들이 갈 수 없다는 것. 노인들을 노리는 방문판매사기단이 주로 사용하는 수법이다. 할아버지는 감언이설에 잘 넘어가지 않고 고가(高價)의 물건을 잘 사지 않기 때문에 ‘할머니들만의 경로잔치’를 여는 것이다.

 

이들의 수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건물 지하나, 옥상 등 한적한 곳에 사무실을 임대한다. 그리고 동네에서 입담 좋은 할머니들을 섭외해 ‘좋은 구경거리 있으니 할머니들을 모아달라’고 한다. 섭외 과정에서 화장지, 식용유, 세제, 건강기능식품 등을 받은 할머니들은 ‘영업사원’이라도 된 양, 열성적으로 입소문을 내고 발품을 판다. 그렇게 할머니들은 휴대전화나 일반 전화 없이도 금세 수십명씩 모여든다.

30~40대 초반의 남자 영업사원들이 등장하는 것은 바로 이 때다. 이들은 60∼70대 할머니들을 “엄마!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신나게 노래하고 춤춘다. 그러면 자식들과 손주 들로부터 외면당한 서러움에 할머니들은 마음을 열고, 흥에 취한다.

 

첫날은 미끼만 준다. 화장지, 세제, 식용유 등 비교적 싼 생활필수품을 무료로 나눠주면서 내일은 주변에 할머니들이 있으면 데리고 오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할머니들은 공짜 생필품에 노래와 춤까지 즐긴다는 것에 혹해 어김없이 다음날 다른 할머니들을 대동하고 찾아온다.

 

이틀째부터는 ‘할머니들이 늘어났다’며 조를 나눈다. 한 조 당 20∼30명씩을 묶인 조에 영업사원들이 포진한다. 영업사원들은 춤과 노래로 분위기를 띄우고, 장기자랑과 조별 경기를 치른다. 경기는 다름 아닌 물건구매다. 본격적인 고가의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면서 영업사원들의 입담이 작용한다. “엄마, 우리 조가 저쪽 조에 밀리면 되겠어요. 이겨야 되잖아요”라며 어리광을 섞어 충동구매를 부채질한다. 50만원이 넘는 마늘진액, 글루코사민, 스쿠알렌, 키토산 등 헤아릴 수 없는 각종 식품들이 경쟁적으로 팔리기 시작하는 것. 대형 마트, 건강기능식품 판매점에서 10만원 내외로 판매되는 것들이 약 5배가 넘는 가격에, 그것도 공인된 식품이 아닌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원가는 훨씬 저렴함에도 더 비싼 값에 팔린다. 유명 연예인들의 사진을 가져다 위조한 홍보지와 약효에 대한 허위·과대광고는 순박한 할머니들을 더욱 약하게 만든다.

 

단속과정에서도 웃지 못할 풍경이 자주 일어난다. 단속현장에서 할머니들은 “우리 아들 왜 잡아가요. 친자식들은 용돈만 보내주고 같이 얘기도 하지 않고 놀러 가지도 않는데, 이 이쁜 아들은 나랑 같이 춤도, 노래도, 장기자랑도 잘 해 주는데,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러냐구요”라며 의아해한다.

음악과 함께 진행되던 행사의 앰프를 끄고 중단하면 욕설과 함께 몸싸움을 하듯 항의를 한다. 법을 얘기해도 “나는 그런 거 몰라. 우리들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이 무슨 죄란 말이야!”라며 경찰을 원망하는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힐 뿐이다.

 

- 글 : 고영민 경장(인천 부평경찰서 철마지구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