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_교회_主_성광

"개신교 전도, 가족부터 다시 출발할 때"

전동키호테 2009. 3. 20. 09:49

"개신교 전도, 가족부터 다시 출발할 때"

'가정예배회복운동본부' 초대 총재 김인환 목사

 
"모든 신앙의 기본단위는 가정입니다. 조부모와 부모, 자녀 세대가 함께 모여 자주 예배를 드린다면 올바른 신앙을 기를 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가 바로 서게 될 것입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는 지난 1월 '가정예배회복운동본부'를 출범시켰고, 서울 대치동 성은교회 김인환 목사가 초대 총재를 맡았다. 가정예배란 말 그대로 가장(家長)이 제사장이 돼 가족과 함께 집안에서 드리는 예배이다. 신자 2000여명의 큰 교회를 담임하는 김 목사가 왜 '가정예배'에 주목하는 것일까? 그는 "그동안 한국 개신교가 신약의 지상명령에 충실한 나머지 구약의 지상명령에 너무 소홀했던 것이 현재의 위기를 불렀다"고 말한다.

김 목사가 말하는 '신약의 지상명령'은 "너희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라는 말씀이다. 그는 "한국 교회는 그동안 '전도' '선교' '열방(列邦)'을 외치며 미국 다음으로 선교사를 많이 파송한 나라가 됐지만, 그사이에 정작 우리 교회는 젊은이들이 떠나갔다"고 진단했다. 이런 한국 개신교의 위기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으로 김 목사는 '구약의 지상명령', 즉 신명기 6장의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라"라는 구절을 들었다. 부모의 신앙을 자녀에게 제대로 전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전도가 없다는 것이다.


▲ 감리교 가정예배회복운동본부 총재인 김인환 목사는“이제는 밖으로, 다른 나라로 선교하고 전도하는 것 못지 않게 가정에서 자녀들과 함께 예배를 드릴 때”라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hansu@chosun.com
유대인이 소수민족임에도 수천년 동안 신앙을 유지하고 2000년 만에 나라를 되찾은 것도 가정예배로 다져진 독실한 신앙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유대인뿐 아니라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1483~1546), 감리교를 세운 존 웨슬리(1703~1791) 등 개신교의 선구자들 역시 가정예배의 전통을 지켰다. 그 자신도 1974년 결혼 이후 매일 취침 전에 가족과 예배를 드려왔다는 김 목사는 "가정예배에서는 자녀와 친척, 이웃을 위한 구체적인 기도를 올리게 되고, 이를 통해 집안 분위기도 진지하고 경건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자녀에게 신앙을 가르치다 보면 부모 스스로 공부하게 되고 몸가짐도 바르게 하는 등 부수효과도 많다는 게 김 목사의 설명이다.

김 목사는 "현재 개신교인의 약 4%만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이를 1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매월 포럼을 개최, 가정예배의 이론적 틀과 실천방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내년부터는 범교단적으로 가정예배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또 감리교 출판국에서 펴낸 가정예배 안내서인 《2009 하늘양식》을 5000부 구입해 교도소 등에 대한 선교활동을 하는 교정선교회에 기증했다.

김인환 목사는 "이미 가정예배를 시범적으로 해본 가정에서 '예배문을 어린이와 청소년에 맞게 문장을 만들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이 접수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여러 교단의 뜻있는 목회자들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과 함께 좋은 설교문을 비롯해 가정예배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