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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주무관_‘재택근무’ 첫날 표정

전동키호테 2008. 9. 2. 20:49

 

* 환경부 6급 주무관 ‘재택근무’ 첫날 표정

 

환경부 대기관리과 유덕 주무관(39·6급)은 2일 아침 평소처럼 서류가방을 챙겨들고 서울 강남구 일원동 자택 안방을 나섰다. 그가 출근하는 곳은 과천 정부종합청사가 아닌 컴퓨터가 있는 바로 옆 방. 유 주무관은 환경부가 이달부터 시범 실시하는 재택근무 대상자로 선정돼 이날 첫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버스로 1시간, 승용차로 40분이 걸리던 출근길은 단 10여초로 단축됐다. 이날은 아들(13)과 딸(8)에게 아침밥을 먹이고 등교시간에 맞춰 학교에 보내고도 여유가 있었다.

오전 8시30분. ‘사무실’로 정한 아이 방에서 환경부 온라인 업무시스템인 ‘환경행정포털’에 접속했다. 보안을 위해 3번의 로그인을 거쳤다. 온라인 시스템은 문서 열람·결재가 가능해 사무실과 다를 바 없다. 하루 2차례 ‘업무보고 메모’를 띄우는 것이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의 차이다.

e메일과 결재문서함을 차례로 확인하는 가운데 휴대폰이 울렸다. 국회 질의사안에 대해 문의하는 수도권대기환경청의 전화다. 유 주무관은 “재택근무를 앞두고 사무실 전화를 휴대전화로 착신 전환해 뒀다”며 “저쪽에서는 재택근무 중이란 사실을 아마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 도중에도 컴퓨터 화면에서는 동료가 보낸 메신저 창이 깜빡거렸다.

재택근무라서 기강이 해이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스스로 규율을 세워야 한다. 유 주무관은 출근 때와 마찬가지로 정장 바지에 셔츠를 입고 양말과 시계까지 챙겼다. 점심 시간도 평소와 같은 낮 12시로 정했다. 식당을 찾을 필요 없이 집에서 차려먹으니 30분이 남았다. 개인 e메일함 정리 등을 한 뒤 오후 1시부터 다시 자료를 펼쳐들었다.

재택근무라도 온라인으로 문서 열람, 보고 시간 등이 기록되기 때문에 업무 진행 정도가 상시 체크된다. 유 주무관은 재택근무에 대해 “사무실보다 집이 조용하기 때문에 업무 집중도가 높고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만족했다.

환경부는 각 과 1명씩 41명을 대상으로 오는 12월까지 주 2일씩 재택근무를 시범 실시한 뒤 내년부터 5급 이하 전 직원(1532명)의 5%로 확대할 계획이다. 환경부 기획조정실 조규원 사무관은 “승용차 출퇴근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달라진 업무환경 속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도입했다”며 “대민 접촉이 적은 연구·기획 분야부터 시작해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명애기자> - 경향신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