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_연예_詩_만화

[스크랩] 4월이 끝을 알립니다

전동키호테 2008. 4. 29. 19:16

  

 Francesco Martini 작품

 

 

4월이 끝을 알립니다

 

 

4월 바람을 염려로

조심스레 창을 열어

행여 꽃잎 바람에 밀려날까

하룻 밤 창조주께 부탁하고선

 

향기가 우주를 채웠건만 

어찌나 바쁜지

허리 춤에 속곳이 삐져나오는 줄도 몰랐네

 

작년 이 맘때 손질 안한 옷들이

나의 눈을 두두리며

빨리 꺼내달라 몸 부림이고...

 

생각은 저 밑둥에서

아예 죽은 듯 몸뚱이 아래 깔려 있었구나

 

이 것만은 놓치지 않으리라

손꼽고 지키고 싶은 것들 몇가지...

그나마 근근하게 시간을 이어오며

4월은 그리 조용하지도,

따스하지만도 않았다

 

꽃 피어 기분이

잠깐 좋았고

흩날리는 꽃잎에

끝이 아름다운 인생이고 싶다

잠깐 스치었고

 

생명이 있는 것들에

새 삶이 시작되는 경이가

잠깐 잠깐 시야로 들어오면

감사로 노크하고선

이내 눈과 몸은 바쁜 일상 차지가 되었다

 

4.28/월 핸드폰 아래

조그만 일력표시가 퍼득 끝을 알리고

일정관리 창만이

네모로 빼곡히 채워져 집 한 채 지어놓았다

 

 

 

2008.04.28.늘푸른나무 

 

 

출처 : 언제나 늘 푸른 나무처럼
글쓴이 : 늘푸른나무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