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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친환경’ 댄스장 생긴다

전동키호테 2007. 6. 1. 23:07

 

‘춤을 춰라, 지구가 구원받을 것이니.’

네덜란드에는 이런 구호를 내건 ‘지속 가능한 나이트클럽’이 젊은이들을 유혹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1일 보도했다. 내년 항구도시 로테르담에서 문을 열 예정인 이 나이트클럽은 전기와 물 소비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지붕에서 모은 빗물은 태양열로 가열해 온수로 쓰고, 자동차 전조등으로 쓰이는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를 내부 조명으로 쓴다. 음향 역시 고대 로마 극장식의 설계로 작은 소리도 크게 증폭되게끔 해, 스피커 볼륨을 키울 필요가 없다. 심지어 땀 등 내부 습기까지도 자연 냉각을 거쳐 변기용 물로 재활용된다.




가장 획기적인 설계는 춤을 추는 이들의 운동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바닥이다. 처음 상용화되는 이 기술은 알고 보면 간단하다. 춤을 출 때 진동이 바닥 아래 막을 자극하면 연동된 작은 회전체를 회전시켜 전기를 만들어낸다. 춤을 격렬하게 출수록 생산되는 전기는 늘어나고, 그만큼 에어콘도 더 세게 틀 수 있다.

친환경 디자인 상품을 파는 비정부기구 ‘엔뷰’의 설립자 스테프 판 동언과 건축 설계회사 ‘돌’의 연구 개발 담당자인 알레이트 판 도른은 젊은이들에게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이 나이트클럽을 생각하게 됐다. 한해 평균적인 나이트클럽 한 곳(1주 3회 개장 기준)이 소비하는 전력량은 4인 가족이 쓰는 전력량의 150배나 된다.

판 동언은 “이 나이트클럽의 핵심은 클럽에서 노는 이들이 (친환경 설계와) 상호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춤을 추며 서로 친해질 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덜 쓰는 친환경이 ‘멋진’ 것이라는 생각을 서로 나눌 것으로 기대했다. 이 나이트클럽은 막대한 투자비가 필요하지만 유지비는 60% 가까이 절약된다.

로테르담 시정부는 이 친환경 나이트클럽 설립에 금융 지원을 검토중이다. 로테르담에는 현재 부동산 광고판과 드럼통, 폐차 좌석 등 재활용품을 90%이상 사용한 친환경 나이트클럽 ‘웜’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