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_건강_食_교육

내신 2등급_자퇴생 늘어난다.

전동키호테 2007. 3. 5. 11:27
올해 고등학교 3학년 진학 예정이던 김유진 양(18ㆍ가명)은 지난 겨울방학 때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건강이나 가정형편 또는 학교생활에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지난해 2학기에는 내신 1등급에 들어갈 만큼 학교 성적도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성적이 우수하다는 것이 자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였다.  김양은 2학년 1학기까지 성적이 2등급 수준이었기 때문에 3학년 때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한다해도 종합내신 1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속칭 SKY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로 불리는 상위권대학 진학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민 끝에 차라리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통해 1등급을 받는 쪽을 택한 것이다.

◆ 늘어나는 서울 고교 자퇴생 수 =

2008학년도 대입부터 학생부(내신) 비중이 강화되면서 '2등급의 반란'이 거세다. 김양처럼 내신 1등급(상위 4%)을 받기 위해 자퇴하는 학생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내놓은 새 입시제도가 오히려 공교육 일탈을 부추기는 셈이다. 특히 일류대 진학을 노리는 우수학생들의 자퇴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비슷한 수준의 우수학생이 몰리는 만큼 '내신 1등급'은 기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2등급이 느끼는 심적 위기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진학 예정인 박진우 군(17ㆍ가명)은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씻고 학교가 아닌 독서실로 향한다. EBS 방송을 청취하며 수능 수험서를 가지고 혼자 공부한다. 독학하기 힘든 일부 과목은 인터넷 강의와 단과 학원을 통해 공부한다. 그는 모범생이었다. 친구들에게서 '공부 잘한다'며 부러움을 사던 그가 검정고시로 '인생전환'을 한 것은 현실적인 벽 때문이었다.

박군은 수능 전국 모의고사에서는 431~450점을 맞아 전국 2% 안에 들 정도로 상위권이지만 내신은 가까스로 2등급을 유지했다.  박군이 다니던 학교에 전국 평균에 비해 상위권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몰려 있어서다.

내신 1등급은 학교 학생 중 단 4%만 받을 수 있다.

박군이 다닌 학교의 1학년 학생 수가 520명이었다. 학급 수가 15개인 점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반에서 1등만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검정고시에 합격한 박군이 실제 수능시험에서도 지금과 같은 수준의 성적을 거두면 대학 입시에서 내신 성적은 1등급으로 산출돼 반영된다. 지난해 박군의 학교에서는 검정고시를 보기 위해 7명의 학생이 자퇴했다.  고등학교 학생들의 '고교 엑소더스'는 위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ㆍ질병ㆍ가정형편 등이 아닌 다른 사유로 자퇴한 고 1ㆍ2 학생 수가 1605명에 달했다. 이는 2005년(1247명)에 비해 3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내신 비중이 강화되면서 학교를 스스로 떠나는 학생은 대부분 내신 성적 불이익을 우려하는 2등급 이하의 학생들이다.  상위권이긴 하지만 본인과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많이 몰려 있어 대학 입시에서 내신이 수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반영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 "내신 강화가 자퇴생 숫자 증가에 한몫” =

내신 2등급들의 반란은 근본적으로 내신성적이 대학진학을 좌우하는 새로운 입시체제가 불러온 부작용이다.  올 입시까지 내신은 절대평가(수ㆍ우~가)로 산출됐다. 그러나 내년부터 상대평가로 1ㆍ2등급 등 등급석차로 표시된다. 몇 문제만 틀려도 내신등급이 3~4등급 내려갈 수 있는 셈이다.
김경범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는 "2006학년도의 경우 학생부 실질반영률이 2.28%로 낮았다고 하지만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선 소수점 점수차도 큰 변별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수한 2등급 학생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등급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내신중심의 대입제도가 미칠 여파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유웨이중앙교육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된 2008학년도 대학 입시안에 따르면 내신의 비중이 한층 강화됐다"며 "내신으로 인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한 자퇴생 증가는 올해의 특징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대성학원 관계자는 "수시 전형으로 선발하는 학생 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검정고시보다는 학교에 다니는 게 낫다는 의견도 많다"며 "특목고 비교 내신 폐지로 자퇴 열풍이 불었던 1997, 98년 때와는 달리 자퇴자 수가 많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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