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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손엔 과메기, 또 한손엔 소주한잔

전동키호테 2006. 11. 13. 12:06

돌아온 과메기, 입맛 당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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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메기)   ⓒ 맛객

 

 

과메기를 처음으로 맛본 게 언제였더라? 잘 기억나지 않는걸 보면 인상적인 첫맛은 아니었나보다. 그러던 과메기가 언제부터인지 날만 추워지면 생각나니, 요놈이 첫인상과 달리 요상한 먹을거리임에 분명하다. 먹으면 먹을수록 빠져들게 하는 매력적인 맛이 있다.

 

처음엔 미역이나 파 마늘 고추 등에 싸 먹는 방법도 무시하고 그냥 된장에 찍어먹기도 했다. 비린내 안 나냐고 물으면 생선인데 비린내 나는 게 당연한 거 아냐? 하면서 참, 독창적인 방법으로 제멋대로 먹었던 거 같다.

 

날씨가 싸늘해지자 과메기의 고장 구룡포에서는 지난 7일부터 일제히 꽁치 건조에 들어갔다고 한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과메기가 전국의 주당과 미식가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어제(11일) 보문시장에는 드디어 과메기가 나왔다. 오오~반갑다! 과메기, 이 순간 과메기 외에 어떤 음식도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계절의 진미는 맛도 맛이지만 남보다 먼저 맛보는 재미가 있지 않은가.

 

한 두릅에 20마리씩 엮어져 있다. “이거 얼마예요?” “만원인데요” 주머니가 비었다면 모를까 망설일 이유가 없다. "주세요"  옆 채소가게에서는 물미역 한 묶음에 1,000원주고 샀다. 아빠가 아들 딸 먹을거리를 사들고 집으로 가는 기분이 이럴까. 룰루랄라~ 오늘 김장을 한다는 지인의 집으로 향했다.

 

                                                                        그림/맛객

  

 

일단 바닥에 종이를 깔고 과메기 껍질을 벗기고 고기는 쭈~욱 쭉 찢어서 접시에 담았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점이 있다. 껍질 벗긴다고 조물락거리면 비린내만 많아지니 최대한 손을 안타게 해야한다.  미역은 물에 씻어 적당한 크기로 잘랐다. 김장하는 집이라 쪽파며 마늘 고추 등 쌈으로 쌀 부재료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과메기에 기름기가 반지르르 흐른다. 속살은 붉으스름 하다. 간혹 식당에서 과메기를 먹을 때 허여멀건 한 속살의 과메기가 나오는데, 그런 건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지 않을 뿐 아니라 실제로도 하(下) 품의 과메기이니 먹지 않는 게 좋다.

 

과메기에 품질의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면 맛을 좌우하는 건 초장이다. 식초에 적당히 숙성시킨 마늘 간 것을 고추장에 넣고 통깨와 꿀 식초를 넣고 초장을 만들면 된다. 과메기 비린내가 싫다면 살점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과메기에 초장옷을 입히면 된다.

 

 

 (과메기는 쪽파, 마늘, 고추, 미나리 등을 미역이나 김에 싸 먹는다 )  ⓒ 맛객

 

과메기는 특히 주당들이 좋아하는 음식인데 소주와 맛의 궁합이 절묘하기 때문이다. 한손엔 완성된 과메기 쌈, 또 한손에 소주한잔이면 이 밤에 무엇이 부러우랴~ 태어나 과메기를 처음으로 먹는다는 지인의 부인은 쫄깃하면서 고소하다고 한다. 그렇다. 올 가을은 가물어 습도가 낮아서인지 참 잘 말랐다. 그래서인지 비린 맛도 예년에 비해 훨씬 덜하다. 아무래도 올 겨울, 과메기의 인기가 심상치 않을 것 같다.

 

 

 

 

 

 

출처 : 맛있는 인생
글쓴이 : 맛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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