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_경제_建_문화

‘신분당선’ 건설 삐그덕

전동키호테 2006. 11. 8. 08:45

 

신분당선’ 건설 삐그덕
판교 신도시 핵심 교통대책… 입주보다 훨씬 늦어질듯
성남시 “옛골에도 역 만들어달라”
사업자 “중간역 많아져서 안돼”

작년 7월 착공한 신(新)분당선은 판교 신도시의 핵심 교통 대책이다. 서울 강남역(2호선)에서 판교신도시와 분당 및 용인을 거쳐 수원역으로 연결된다. 이 가운데 강남역~판교~분당(정자역)간 18㎞는 민간 사업자인 신분당선㈜가 건설하고, 나머지는 정부(한국철도시설공단)가 건설한다.

신분당선 민자(民資)구간은 현재 대부분 지역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청계산 아래 ‘옛골’ 부근에서는 손을 놓고 있다. 성남시가 옛골에도 역을 하나 더 만들자고 요구하며 공사 허가를 내주지 않고, 사업자는 ‘억지’라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청계산 등산로 주요 출발점의 하나인 옛골은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에 있다. 서울 서초구 신원동의 ‘청계역’에서 2㎞쯤 떨어졌다. 그린벨트지만 음식점과 주택이 제법 몰린 지역이다. 게다가 청계역과 판교역 사이의 거리가 7㎞에 이르니, 중간에 역 하나 증설하는 게 여러 모로 타당하다는 게 성남시의 주장이다. 2003년 노선 결정 때부터 이렇게 요구해왔다. 주민 반발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1년이나 늦은 지난 8월에야 신청된 이 지역 통과 구간에 대한 그린벨트 사용허가신청 마저 성남시는 반려한 상태다.

성남시는 “상적동(옛골)은 청계역 부근보다 등산객과 유동 인구가 많고, 향후 판교신도시에 편입될 가능성도 있다”며 “당장 역 증설 결정이 어렵다면 나중에라도 역사(驛舍)를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미리 설계에 반영해달라”는 입장이다. 향후의 추가 공사비는 성남시가 부담하겠다는 것.

▲ 성남시가 신분당선 전철역의 증설을 요구하고 있는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옛골’일대. 청계산으로 가는 주 등산로여서 음식점과 등산용품점이 많다/정지섭기자
하지만 정부와 신분당선㈜는 “노선과 역의 위치는 면밀한 타당성 검토를 거쳐 결정된 것”이라며 “나중에라도 역을 증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못박고 있다. 신분당선 건설의 주된 목적이 판교와 서울 강남권을 쾌속으로 잇는 것인 만큼 통과 지역 주민과 자치단체의 요구를 일일이 감안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신분당선 2공구 한구수 현장소장은 “속도를 무기로 고객을 불러들여 고속도로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중간역은 최소화한다는 게 신분당선 건설의 대원칙”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청계역 일대는 서울시 SH공사에서 대규모 임대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장차 교통 수요의 측면에서도 옛골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분당선은 당초 판교신도시 입주 시작(2009년 말)에 맞춰 2010년 7월까지는 개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토지 매입 등 일부 절차가 늦어져 2011년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옛골 문제 마저 해결되지 않고 공전을 거듭한다면 더더욱 지연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