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_경제_建_문화

아파트 층간 소음 줄이는 소재 및 공법

전동키호테 2006. 8. 18. 09:51

 

 

아파트에 살다 보면 층간 소음이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다.

새로운 소재 및 공법이 나왔다니 참 반가운 소식이다.

 

‘쿵...쿵...쿵...쿵...’

지름 40㎝의 타이어 바퀴를 단 타격기가 아파트 윗층 바닥을 연속해서 때린다. 아랫층에서는 곧바로 귀가 멍해질 정도의 충격음이 들려왔다. 소음측정기 계기판은 55데시빌(㏈)을 가리켰다. 아파트 윗층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닐 때 들리는 진동 소음과 비슷하다. 이어 타격기를 충격음 차단구조물이 설치된 옆 건물로 옮겨 다시 바닥을 때렸다. 이번에는 작은 울림소리만 들린다. 소음 측정치는 38㏈로, 이전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한국 사람들의 중심 주거공간이 아파트로 바뀌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아파트 층간 소음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됐다. 17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에스케이케미칼 주택성능시험동에서는 아파트 바닥충격음 차단시스템 시연회가 열렸다. 에스케이건설과 에스케이케미칼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국내 처음으로 중량충격음 차단 1등급을 획득한 ‘고성능 바닥 충격음 차단구조’를 공개하는 자리였다. 중량충격음은 아이들이 위층에서 뛰어다니는 정도의 소리로, 충격음이 40dB(냉장고 등을 포함해 가정의 평균 생활 소음 수준) 이하여야 1등급이 부여된다. 기존 차감재들이 기껏해야 3~4등급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에 개발한 ‘바닥 충격음 차단구조’는 에스케이케미칼의 첨단 소재 스카이비바(SKYVIVA)를 비롯한 4겹의 흡음소재가 사용됐다. 이로써 바닥 콘크리트는 적게 쓰면서도 국내 아파트 중량충격음 최소 기준인 50dB보다 10dB 이상 충격음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10dB이 줄면 소리가 그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현재는 아파트 바닥 콘크리트 골조 두께가 210㎜ 이상 되거나 중량충격음이 4등급(50dB) 이상이라야 시공이 허가된다. 새 기술은 충격음을 최소화하면서도 바닥 콘크리트 골조를 150~180㎜로 얇게 시공할 수 있다. 연간 50만가구 아파트 건설을 기준으로 보면, 약 9천억~1조3500억원 정도의 공사비(분양가) 절감 효과까지 기대된다. 에스케이건설 연구소 장재희 박사는 “앞으로 이 소재로 시공하는 아파트에서는 윗층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녀도 아랫층 입주자에게 큰 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건설은 내년부터 시공하는 아파트에 새로운 차단구조를 쓸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아파트 바닥의 중량충격음 기준을 50dB 이하, 바닥 콘크리트 두께를 210㎜로 강화했다. 하지만 최근 입주 중인 아파트는 그 이전 기준치에 따라 지은 것들이어서, 층간 소음문제로 인한 아파트 주민 간의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4년 한해동안 소음진동 민원은 모두 2만9576건으로 2000년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했는데, 이중 상당부분이 층간소음으로 인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이웃간 층간소음에서 번진 갈등이 살인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층간 소음이 심각해도 입주자들이 시공사의 책임을 묻고 적절한 보상을 받기는 쉽지않다. 대다수 입주자들은 층간 소음이 있더라도 집값 하락을 걱정해 쉬쉬하며 넘어가기 때문이다.   최종훈 허종식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