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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분쟁 지역되면 한국이 일본에 진다?

전동키호테 2006. 4. 20. 08:27

독도주변 해역 해저수로 탐사를 통해 일본이 얻고자 하는 것은 다름아닌 독도 영유권의 국제분쟁화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그렇다면 독도 영유권이 국제분쟁화될 경우, 과연 한국과 일본, 누구에게 승산이 있을까?

일본학자인 한신대 하종문 교수는 19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진행 : 개그맨 노정렬)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의도는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으로 기정사실화한 뒤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유하고 있으니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문제를 비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냉정하게 볼 때 국제분쟁에서 한국이 일본에 불리하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설”이라고 밝혔다.

하 교수는 “국제사회는 독도 문제에 관심도 없고 무지하며 특히 지난 1999년 한일간에 체결된 신어업협정에서 독도가 한일 양측이 서로 EEZ라고 주장하는 중간수역에 포함되는 것으로 타결됨으로써 엄밀히 말해 국제법상으론 명백히 우리 땅이라고 객관적으로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이어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갖고 있는 지위도 큰 부담”이라며 “국제사법재판소에 일본인 재판관은 있는 반면, 우리나라 재판관은 없는 것도 단적인 예”라고 밝힌 뒤 “일본은 국제분쟁을 대비해 국제법정에서 증거 자료 확보 등 많은 준비를 해 왔지만, 우리나라는 국제분쟁을 두려워해 거의 준비를 하지 않고 있은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하 교수는 또 “특히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당시 조약의 초안에 한국 영토에 독도가 들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미 점령군사령부가 아닌 현지 사정에 어두운 미 국방부측에 자국에 유리한 문서를 전달해 초안이 바뀌면서 일본의 영유권이 인정된 것으로 됐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해 하 교수는 “한국전쟁 중이라 우리의 입장을 제대로 설명할 여건이 안된 약점을 일본이 교묘하게 악용한 건데 CIA, 미 중앙정보국은 지금도 독도를 한국영토가 아닌 분쟁해역으로 표기하고 있다는 면에서 미국도 우리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 교수는 “우리가 독도 국제분쟁에서 불리하다는 게 그간의 정설로 알려져 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 기회에 정말 그런지 엄밀하게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불리한 부분이 혹시 있다면 철저하게 준비를 시작하고 혹시 필요 이상 두려워하는 부분이 있다면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꼭 분쟁이 불리하다는 전제로 분쟁을 피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나가서는 안 될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독도 분쟁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 막연한 독도 국제분쟁 필패론은 극복돼야"

국제법학자인 성신여대 조시현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조 교수는 “독도문제가 국제분쟁으로 공식화될 경우 담당 중재기관은 국제사법재판소가 되겠지만 같은 유엔기관으로서 1996년 설립 이후 국가간 해양관련 분쟁의 조정기관으로 활동해 온 국제해양재판소(ITLOS: International Tribunal for the Law of the Sea)도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양법 전문가인 박춘호 고려대 교수가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일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갖고 있는 역사적인 자료나 국제법적 근거들을 정리해 볼 때, 우리에게 꼭 불리하다고 볼 필요는 없다”고 조 교수는 주장했다.
조 교수는 “그동안은 우리 정부는 일본이 시비를 걸더라도 그냥 신경쓰지 말자 정도의 대응이었는데 이것은 독도의 국제분쟁시 승소할 자신감이 적다는 뜻이 반영됐던 것”이라며 “이번에는 최악의 경우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법 논리와 우리의 역사 자료를 지금부터 체계화하고 국제분쟁에도 자신있게 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양대 국제정치학 김경민 교수 역시 “그동안 막연히 가져왔던 독도 국제분쟁 패배론은 이제 극복돼야 한다”면서 “우리 정부가 이제는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분쟁의 장으로 가지고 가서 독도 문제에 무관심한 국제사회에 우리의 입장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앞으로 어차피 일본이 노리는 독도 국제분쟁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우리도 나름대로 국제법정에서 근거로 제시할 만한 자료들을 정리해놓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 이진성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