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_연예_詩_만화

인터넷에서 올린 결혼식 이야기

전동키호테 2006. 2. 14. 18:51

 

‘아름다운 지하철 도깨비 결혼식’ 인터넷 감동의 눈물바다
[쿠키 톡톡]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 한 젊은 남녀가 ‘도깨비 결혼식’을 올린 동영상이 인터넷을 타고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신범’이란 ID의 네티즌은 14일 오후 1시쯤 한 사이트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결혼식’이라는 제목의 짤막한 동영상을 올렸다. 그가 올린 동영상은 달리는 지하철 5호선에서 승객들을 하객으로 모시고 결혼식을 올린 남녀의 애틋한 모습이 담겨 있다.
결혼식은 여자의 손을 잡은 남자가 자기소개를 한 뒤 결혼식을 지하철에서 올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소개하면서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가 여기에 선 이유는 결혼식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전 고아로 자랐습니다. 남들처럼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릴 형편이 못돼 저희가 처음 만난 이 5호선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이씨는 “당시 옆에 있던 신부는 계속 울고 있었다”면서 “이 장면을 남겨야 겠다는 생각에 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랑은 지하철 승객을 향해 주례를 봐줄 사람을 찾았지만 종점에 가까워져서인지 사람이 별로 없어 아무도 주례로 나서지 않았다. 그러자 신랑은 그냥 신부에 대한 맹세를 했다.
“저 신랑 OOO는 신부 OOO를 맞아 평생 행복하게 살 것을 맹세합니다.”
동영상 속 신부도 눈물을 연신 닦아내며 가까스로 “저 신부 OOO는 신랑 OOO를 맞아 평생 행복하게 살 것을 맹세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신랑은 준비했던 반지를 꺼내 신부 손에 끼워주었고 승객들은 박수로 이들을 축하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한 할머니는 “잘 살라”며 이들의 등을 따뜻하게 두드리는 모습도 동영상에 담겨 있다.
이씨는 “승객들은 계속 박수를 쳐주며 정말이지 눈물이 핑도는 광경을 연출했다”면서 “비록 하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어느 결혼식보다 멋졌다”고 당시의 감동을 전했다.

이 동영상을 기자에게 제보한 네티즌 ‘쿨’과 ‘형석’ 등은 “동영상을 보며 오랫만에 눈물을 흘렸다. 부디 이 두사람이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고 격려를 보냈다.
사랑으로 네티즌들을 감동시킨 이들의 신상은 아쉽게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