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_건강_食_교육

서양에 姓씨 이야기

전동키호테 2006. 1. 10. 08:30

 

서양에서는 14세기 이후 이름만 있던 일반 서민들도 성을 가지기 시작했다. ‘de, di, von, van, don’ 등을 영지로 받은 지명 앞에 붙여 성으로 한 귀족과 달리 서민들은 직업이나 생김새, 이름, 살던 곳을 따서 성으로 썼다. 예컨대 빵 만드는 사람은 ‘Baker’이고 목수는 ‘Carpenter’라는 식이었다.


그러고 보면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는 ‘Wagner(마차 만드는 사람)’의 후손이고 영화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는 ‘재봉사(Taylor)’의 바느질 솜씨가 유전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미국의 시인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의 조상은 ‘키큰 놈(Long+fellow)’이며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우주인 닐 암스트롱(Armstrong)은 팔 힘이 셀 것이다. 영국의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은 이주한 사람들이 만든 새 동네(新村 : new+to(w)n) 출신이다. 미국의 포드 자동차 회사를 만든 헨리 포드는 조상 중 누군가 개울(Ford) 근처에 살았을 것이고 음악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역시 개천(Bach) 출신이다.


소설 주인공 해리 포터가 산 사람이라면 마법사가 아닌 짐꾼(Porter)의 피가 흐를 것이다. 배우 줄리아 로버츠(Roberts)는 로버트(Robert)네 집안 사람이라는 징표로 ‘s’라는 꼬리가 달려 있다. ‘킹콩’의 영화감독 피터 잭슨은 잭의 아들(Jack+son) 후손이고, 햄버거 체인 맥도널드(McDonald’s)는 도널드라는 사람의 아들 후손이 만들었다. 배우 멕 라이언(Ryan)은 아일랜드계 가문 ‘Rian’의 빛나는 후손이다. 가수 로드 스튜어트가 옛날에 태어났더라면 그 가문의 ‘집사(Stewart)’가 되었을 수도 있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러시아의 작곡가 드미트리 드미트리비치 쇼스타코비치의 ‘비치(vich)’는 아들이라는 의미이다. 드미트리비치는 드미트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의 아들임을 나타내는 부칭이다. 그러므로 이 이름의 뜻은 ‘쇼스타코비치 집안의 드미트리의 아들 드미트리’가 된다. 곧 부자의 이름이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런 불효막심한 자식이 있나’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 이름을 아버지가 지었을 것이니 탓할 것도 없다.  (메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