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_교회_主_성광

교회 임직 선거, 이렇게 바꾸자

전동키호테 2005. 12. 13. 08:41

아래 내용은 00교회 중직자 임직 선출을 하고 나서 문제점과 보완점을 쓴 글로, 한국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온전한 교회로서 참된  신앙 공동체로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교회의 임직 선거 개혁에 참조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금번 교회의 중직자인 장로, 권사, 장립집사 투표가 무사히 끝났음을 감사드립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섬기고 각 지체로서 할 일을 감당하기 위해서 중직자를 교회의 일꾼으로 선출한다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우리 교인들이 각자의 달란트에 따라 조화를 이루며 섬긴다는 것은 하나님께서도 좋아하실 것이며 또한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교회가 이러한 직분 선출과 관련하여 잡음과 부작용이 대두되고 있는 현실과 이러한 문제를 성경적인 대안과 해결점을 제시하지 못한 채 무조건 하나님의 은혜라는 단어를 차용하여 맹목적인 사랑으로 덮어 두려는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어 조심스럽게 지적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오니, 차기 중직자 선거에 반영하여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1. 선거란 원래 말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회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정한 운영과 불법 선거 운동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투표일 수 개월 전부터 일체의 경조사 참여, 얼굴 알리기 등의 사전 선거 운동을 공식적으로 차단하여 후보자 간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출발선에 출발하여 선거를 실시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00교회에서는 이러한 문제까지는 배려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중직자 후보 중에 공식 비공식으로 은연중에 얼굴, 이름 알리기가 있어서 타 후보에 비해 유리한 조건으로 이번 투표의 결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2. 현재 사회의 선거 제도는 보통, 평등, 직접, 비밀의 4대 원칙으로 투표권 행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00교회의 투표는 이와 상반되게 공개 투표나 다름없는 방식으로 치루었습니다. 예를 들면 가족끼리, 고등부, 대학생, 청년끼리 그룹으로 앉아서 의논하여 표를 모으는 식으로 커닝 투표를 하여 사실상 특정인에게 몰표가 나와 당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고등부, 대학부, 청년부는 비록 세례 교인이라 하지만 사실상 교회 운영의 테두리의 밖인 아웃사이드의 부서로 교회 산하 자치 조직에 소속된 교인들입니다. 이들은 교회의 감독을 받는 피교육자의 신분으로 아직까지는 교회 운영에 있어서 주체적으로 참여할 능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후보자에 대한 객관적 정보와 선택의 폭도 제한되어 있는 상태에 결국 이들의 선택은 인지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평소 자기를 가르친 선생님에게 몰표를 준 것은 인지상정으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어떤 교인들은 이제부터 표 관리를 위해서는 내년부터는 교사를 지원해야겠다는 우스개 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특정 집단 성향과 비주체적인 몰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제직회원의 자격의 범위 내에서 선거를 실시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평소 누가 적임자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가장 공정하면서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투표를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오니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4. 투표 용지 후보자 순위 문제입니다. 사실 사회 선거에 있어서도 후보자 간 순위 문제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락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지난 번에 원형으로 된 투표 용지를 제작하여 공평하게 투표를 하겠다고 해놓고서는 OMR 개표 관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종전 후보자 순위로 투표를 한 것은 이해는 할 수 있으나 절차상 문제는 있다고 할 것입니다. 만약에 지지하는 후보가 없을 경우 제일 앞에서부터 선택하는 것은 일반적 투표 심리 현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배려가 아쉬웠습니다.

5. 후보자에 대한 경력 문제입니다. 사회 선거에 있어서도 학력, 경력 문제로 잡음이 많습니다. 그래서 학력, 경력 위조 내지는 변조를 하여 말썽을 빚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학력, 경력이 좋아야 정치를 잘할 수 있다는 본인의 착각과 유권자의 그릇된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맞습니다. 우리나라 정치를 봅시다. 학력, 경력이 화려하다고 나라가 잘되어 갑니까? 멀쩡한 대학 총장도, 목사도, 교수도, 기업 총수도 정치하겠다고 덤벼들면 사람 버리는 것이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입니다.

교회 안의 선거에 있어서도 후보자들의 경력을 일일이 열거하는 것은 어찌 보면 유치한 발상입니다. 한마디로 업적주의, 치적주의, 간판에 함몰되기 쉬워 상대적으로 은밀히 소리 없이 봉사하는 사람들은 원천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간적인 기준에 의해 선거에 있어서 자동적으로 소외되는 모순을 가져오지요. 그렇게 하면 누가 알아주나 드러내놓고 봉사하여 다른 사람에게 평소 눈도장을 많이 찍어두면 되지 왜 가만히 있느냐라고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방법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일꾼으로 쓰시기 위해서는 거의가 이름 없고 보잘것없는 숨어 있는 일꾼들을 즐겨 쓰시는 것을 성경을 통해서 잘 알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후보자에 대한 고정관념과 선입관을 없애기 위해 백화점 식의 경력 사항을 없애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6. 교회 직분에 대한 인식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의식 구조 중에 대표적으로 한 가지를 말한다면 명예, 감투, 정치 지향적 의식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교인들에게 직분이 뭐냐고 물어보면 백 명이면 백 명 모두 봉사직이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거의 모두가 계급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이중적인 신앙의 양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머리로는 직분을 계급으로 여기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 교회 안에서는 계급으로 자타가 인정하고 통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앙 생활을 하면서 초신자는 서리집사로, 서리집사는 서리라는 꼬리를 떼고 장립집사를, 장립집사는 장로를 꿈꾸고 있으며, 여집사는 장로 부인으로, 또한 권사가 되는 꿈꾸는 신앙의 시스템이 한국 교회의 일반적 신앙의 양태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교회 생활을 하면서 승진을 하다 보면 슬그머니 계급 질서로 인식되어져 은근히 대접을 받으려는 욕구가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목사님께서는 권위주의 호칭인 당회장 호칭을 좋아하시지 않으신다고 하셨으니 우리의 귀감이 되기에 반갑고 감사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중직자로 선출된 사람 중에 비공식 요식 행위로 직간접적으로 한 턱(회식)을 내라고 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바로 계급으로 명예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직분은 섬김을 받는 명예, 계급이 아니라 섬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직분이 힘들고 고난의 직분이라면 서로가 “주여 할 수만 있으면 이 잔을 비껴가게 하소서”라고 피할 것인데 서로가 직분을 차지하려고 하는 것은 인간적 영광과 명예와 감투의 의식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7. 공무원 사회나 일반 기업의 승진 제도를 보면 IMF 후 지금은 능력에 따라 파괴적 인사 제도가 도입되었지만 보통은 근무 연수에 따라서 승진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 사원들은 입사하여 근무 연한이 경과됨에 따라 반장, 계장, 대리, 과장, 부장, 이사 순으로 승진하는 것이 직장인들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만약에 입사 동기가 자기를 제치고 과장으로 부장으로 승진을 하고 자기는 말단사원으로 머물러 있다면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제3자의 시선도 곱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지리도 못났고, 영업 관리 능력도 없고, 비비지(뇌물)도 못하는 왕따로 고문관으로 소외될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교회 안으로 대입하여 봅시다. 대입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 있기는 합니다만 현상학적으로는 가능하기에 대입하여 보겠습니다. 십 년, 이십 년 교회 다녀도 많이 못 배워서 교사도 못 하고, 재정적 능력도 없어서 뭉칫돈을 헌금도 못 하니 목회자나 장로에게 잘 보이지도 못 하니, 한 마디로 찍혀 버려 중직자 후보에도 못 올라간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교회 안에서 자기의 능력과 자원하는 마음으로 봉사하는 것은 마땅한 신앙의 열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약방의 감초식으로 봉사하는 것은 본인의 체력을 떨어뜨리게 하고 안식일을 안쉴일로 만들어 본인에게도 재충전의 안식일이 아니라 평일보다 더 피곤한 날로 되기 때문에 자제해야 하는데 한국 교회는 약방의 감초식으로 봉사하여야 하나님의 일을 충성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졌기 때문에 시간이 경과될수록 인간적 동기나 정치적 동기로 변질되어 개인의 명예와 영적 욕구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오용할 수 있는 상황으로 빠지기 쉬운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죄인의 명예, 감투 추구의 본성을 제어하고 섬기는 자로서의 본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교회 직분의 윤번제와 임기제, 재신임 투표제 도입을 제안합니다. 00교회는 일찍이 개혁적이고 모든 면에서 딴 교회보다 앞서 하는 좋은 전통이 있기 때문에 최초로 이 제도를 시행하는 교회로 교회 역사에 길이 남기를 바랍니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라는 말이 있기는 있습니다만 한 번 장로, 한 번 권사는 영원한 장로, 권사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임직받을 때의 감격과 각오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무디어져가는 게 인간의 본성입니다. 이러한 제도를 시행한다면 영적 자극이 되어 신선하고 겸손한 교회의 분위기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는다면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고 무사안일로 군림하려는 병폐가 빚어질 수 가 있습니다. 우리 교회 장로님 중에 영적 치매가 걸리기 이전에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길 수 있는 백의종군의 장로님이 계시기를 바랍니다.

사회는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는 이러한 상황에 신속히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따라서 교회를 운영할 중직자도 새롭고 참신한 영적 비전을 가진 일꾼으로 세대교체를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기존의 신앙의 어른들을 배제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신앙의 경륜과 신앙적 지혜와 신앙의 선배로서 사회적 어른으로서의 권위와 존경의 위치는 존중되어야 하고 또한 보장하여야 할 것입니다.

8. 교회 임직식에 한국교회의 잘못된 관행인 당선 축하 배당 감사헌금 등과 조건부 기부 행위는 중세의 매관매직이라 생각하기에 불의하고 잘못된 관례를 따르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소박하고 조용히 행사를 치루시기를 바랍니다. 임직 당사자들은 명예나 감투로 생각하지 마시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십자가를 진다는 각오로 임직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온 교회 교인들은 진심으로 축하를 하고 중직자의 사명을 잘할 수 있도록 협조하여야 할 것입니다.   최종운 / 치유·생태 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