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_교회_主_성광

손창남선교사_학생 임원 선출

전동키호테 2014. 8. 26. 08:36

학생 임원 선출

학생 사역에 있어서 학생 자발성을 고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 임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임원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임원의 선출 또한 잘 정리되어야 한다. 민주적이면서도 성경적인 선출 방식이야말로 학생 사역에 있어서 좋은 교육의 모멘텀이 된다.
인도네시아 사역 초기에 임원 선출의 방식은 1970년대에 내가 한국 조이에서 배운 것이 그대로 많이 적용되었다. 한국 조이의 임원 선출은 내가 경험한 어느 기독교 공동체의 선거 방식보다도 민주적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성경적이며 은혜로운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조이를 경험한 것은 인도네시아 사역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좋은 공동체를 경험하는 것이야말로 또 다른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 초석이 된다.

조이의 임원 선출
조이에 나오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임원 선거가 있었다. 나는 초등학교부터 반장 선거 등에 나갔고, 중학교 때는 전교 학생회장을 한 바 있고, 고등학교 때에도 임원으로 일한 바 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선고에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 조이의 임원 선출은 나에게 일종의 문화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기독교 공동체의 선거 문화라는 생각이 각인되는 계기가 되었다.

인터뷰
선거 전 입후보를 하는 과정까지는 조이에 오기 전 내가 경험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문제는 임원이 되기 위한 조건들이었는데, 그것을 어떻게 확인하는지 궁금했다. 그 조건들은 다음과 같은 것 들이었다: 구원의 확신이 있는지..임원이 된다면 헌신할 의시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들이었다. 하지만 조이는 훌륭하게 이런 조건들을 확인하는 절차를 가졌다.
세 명의 영적 멘토가 있었는데, 이들과 후보들이 어떤 경우는 몇 분 동안, 어떤 경우는 상당한 시간 동안 인터뷰를 하는 것이었다. 그 동안 모든 회중들은 찬양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모든 후보들의 면담이 끝나면 멘토들이 면담의 결과를 회중들에게 발표했다. 모든 후보들이 결격사유가 없다고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 중에 결격 사유가 있거나, 개인의 사정 때문에 부득이 후보를 사퇴하는 경우도 자신이 나서서 하지 않고 멘토들이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런 방식 자체가 신사적이었고 아름다운 공동체의 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선거
그리고 곧바로 투표가 시작되었다. 투표는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에 배운 보통, 비밀, 직접, 평등한 선거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었다. 하얀 선거 종이가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투표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개표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개표 결과는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몇 분의 개표 위원들이 방에 들어가서 결과를 확인하고 당선된 사람만을 알려 주었다. 우리는 누가 얼마의 표를 받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개표 결과를 존중했고, 아마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물론 개표 결과가 의심스러운 사람은 언제라도 결과를 알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는 사람은 없었다. 개표한 결과는 버리지 않았고, 보관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것은 선거를 인기투표로 만들지 않는 중요한 원리였다. 당선된 사람도 자신이 얼마의 표를 받았는지 모르고 낙선한 사람도 몰랐다. 아슬아슬하게 붙었나, 떨어졌나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누구를 택하셨나 하는 것만을 알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보고 모든 회중이 하나님을 찬양했다.

철저한 승복
나에게 또 한 가지 쇼킹한 것은 낙선한 형제자매들의 승복과 붙은 사람들의 겸손이었다. 낙선한 사람들 가운데 자신이 떨어진 것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하나님이 당선된 형제, 자매를 뽑았고, 그들이 앞에서 공동체를 위해서 헌신한 것을 함께 찬양했다. 그리고 그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축하와 축복을 느낄 수 있었다.
당선된 사람의 겸손 또한 동시에 느껴졌다. 그들은 때로 쉽지 않는 결정을 했지만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현지 문화의 수용
하지만 한국 조이의 선거 방식이 인도네시아에서 그대로 적용된 것은 아니다. 현지의 문화를 수용했다.
예를 들어 회장의 조건 가운데 한국 조이에는 남자여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회장이 남자여야만 하는가에 대해서 현지 자매들은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한국 조이에서는 회장은 남자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외국에서 온 보수적인 성향의 선교사들이 전해 준 것인지, 아니면 유교의 가부장적인 문화이 영향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굳이 그것을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이러한 조항이 문화적인 것으로 간주했다. 그래서 그렇게 고민하지 않고 바꿀 수 있었다.

아마도 인도네시아 조이의 이런 선거 방식은 내가 처음 한국 조이에 와서 받았던 것 이상의 기독교적 문화충격을 형제자매들에게 주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