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_건강_食_교육

수능 앞둔 고3 '신종플루 괴담'에 초비상

전동키호테 2009. 8. 25. 08:19

확진환자 나와 임시휴업…학사일정 차질·불안감 증폭


아무도 없는 불 꺼진 교실, 휑한 운동장 그리고 정문쪽에 늘어서 있는 통행금지 장애물. 공부하는 학생들로 한창 북적거려야 할 학교에 적막감만이 나돈다.

지난 17일 여름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한 서울 강서구의 A고교는 일주일 만에 다시 문을 닫았다.
2학년 학생 3명이 지난 22일 신종플루 확진 환자로 판명되면서 임시 휴업을 했기 때문.
이 학교는 26일까지 사흘간 휴교조치를 내렸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기간 연장 등으로 2학기 학사일정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휴교조치로 학교수업이 중단되면서 당장 2학기 수시모집과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앞두고 있는 고 3학생들은 애가 탄다. 한 학생은 "2학기는 대입 마무리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지만 신종플루로 공부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올 가을 신종플루 대유행 전망이 나오면서 일부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2학기 수시전형에 신종플루가 변수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괴담까지 돌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감염사실을 감추고 등교하는 학생까지 있다"는 뒷말도 무성하다.
신종플루로 휴교나 개학연기가 속출하면서 대입을 앞둔 고3 학생들은 비상이 걸렸고 대입전형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괴담까지 나오면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학교측은 전 교직원이 비상대기 상태로 근무를 서면서 학생들의 집으로 일일이 전화를 걸어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파악하는 등 잔뜩 신경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한 교사는 "신종플루 괴담이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전형 일정에 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사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개학 이후 매일 10여명의 학생들이 신종플루 증세가 의심된다며 양호실을 찾는 등 혼란의 연속이다. 학교 측에서는 적외선 체온계까지 준비해 발열증세가 보이는 학생들은 신속히 인근 병원으로 보내도록 내부 시스템까지 갖춘 상태다. 또 학교에서는 세정제를 비치해 위생 점검에 나서는 등 잔뜩 긴장한 채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수업 도중에도 불안감 때문에 양호실로 몰려드는 학생들로 보건담당교사는 애를 먹고 있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초등학생들을 둔 학부모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을 둔 김정란 씨는 "우리 아이는 올 여름 외국에 다녀온 적도 없고, 지금까지 특별한 증세를 보이지 않아 안심하고 있지만 학교에서 집단생활이 시작되면 다른 아이들로부터 옮지는 않을까 걱정 된다"며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최영미 씨는 “학교에서 가정통지문을 받았긴 했지만 원론적인 수준”이라며 “학교만 믿고 앉아 있을 수도 없어서 일단은 개학을 연기해야하지 않겠냐”고 걱정했다.

실제 각 교육청과 학교 홈페이지에는 개학을 연기해달라는 요청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올라오는 등 쇄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각 교육청에서는 해외어학연수나 외국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학생들의 경우 잠복기인 일주일동안 등교를 하지 않도록 하는 등 대응요령을 일선 학교로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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