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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농업 꿈꾸는 이시영 부부

전동키호테 2009. 4. 8. 12:15
생명농업 꿈꾸는 이시영 부부  

 

"비만과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는 제주 어린이들에게

유기농 통밀과 당근을 마음껏 먹게 하고,

기회가 되면 학교급식용으로 납품하고 싶습니다."

 

 한국농업대학 식량작물학과와 과수학과를 함께 졸업한 직후인 지난 6일 제주에 내려온 이시영(36).이윤주(34) 부부는 자녀인 황하(5), 민협(3) 남매와 더불어 살며 '즐거운 실험'을 시작한다는 설렘에 들뜬 표정이었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02년 오재길(89) 옹이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10만㎡의 부지에 일군 재단법인 '제주생명농장'의 일부인 4만6천여㎡에 밀과 당근을 막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부부는 화학비료는 물론이고 축산퇴비도 전혀 쓰지 않는 100% 유기농.친환경 농법으로 당근과 통밀을 재배하고, 식품첨가물 등을 일절 넣지 않은 통밀빵 등을 생산하는 게 꿈이다.

 

"오 선생님이 주창하신 생명농업은 단순히 질 좋은 먹거리를 생산.공급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환경문제를 생명문제로 인식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농사를 지으며 아무도 돌보지 않는 잡초의 생명력을 볼 때마다 한없이 겸손해집니다."

 

그러나 제주에 아무 연고도 없는 젊은 부부가 귀농을 결심하고 실행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다.

 

한신대학교 신학과 2000년도 학번 동기인 이시영씨 부부는 각각 목회자와 교육자를 꿈꾸며 직장생활을 접고 신학대에 진학했지만, 우연히 '생태신학'을 접하고 나선 농사를 통해 생명을 살리고 사람, 자연 나아가서 신의 섭리를 배워가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2004년 졸업 즈음 IMF 금융위기 때 무작정 고향인 전남 해남에 내려온 마을 선배들이 농사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이혼 등으로 가정이 해체되거나 과도한 음주로 숨지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며 공동체 회복의 중요성을 깨닫고 한국농업대학에 함께 입학했다.

 

남편 이 씨는 대학 시절 내내 학원 강사, 액세서리 장사, 대리운전을 하며 생활비와 학비를 벌면서도 과수석으로 졸업했고, 아내 이 씨는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두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아내 이 씨는 "일단 경제적 기반을 닦고 시작하자고 얘기했지만 남편의 고집을 꺾을 순 없었다"며 "제주에서 농사를 짓겠다고 하자 친척들 특히 친정 아버지가 심하게 반대하셨다"고 털어 놓았다.

이 씨는 그러나 "생명농장은 농사비법을 전수받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며 "말과 고라니, 사슴이 뛰놀고 철마다 쑥과 산딸기가 널려있는 제주의 자연이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환경이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한국농업대 김종숙 교수의 소개로 이들을 새 식구로 맞아들인 오 옹은 "농사를 통해 제주와 제주도민을 변화시키겠다는 젊은이들의 포부를 높이 샀다"며 "가정에서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다소 거칠고 먹기 불편하지만 신체와 두뇌, 영혼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주는 '식생활 혁명'이 절실하다. 우선 현미를 먹는 것부터 시작해보라"고 권했다.

 

1976년부터 한국 유기농법의 시작이자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정농회'를 이끌어온 오 옹은 '이

유기부터 만 10세까지 어린이들이 통밀과 당근을 함께 먹으면 두뇌와 신체 기능이 최고조로 상승한다'는 연구를 보고 2003년 제주로 건너와 성경의 채식요법과 독일의 슈타이너 농법을 접목, 지금의 '제주생명농업'을 고안해냈다.

 

얼마나 많은 농산물을 생산하느냐보다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먼저 생각하겠다는 이들 부부는 세계 평화의 섬 제주에서 시작한 실험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라고 밝히고 "돈 때문에 초심이 사라지거나 변절되지 않을까 가장 걱정된다"며 웃어 보였다.

 

가져 온 곳 (한신대학교)  ;

http://blog.daum.net/go_hanshin/8934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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