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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라반 권혁종 대표, 1억불 유엔 납품 수주

전동키호테 2009. 1. 4. 18:17

1억불 유엔 납품 따낸 CEO의 꿈과 고민

캬라반 권혁종 대표, 낙찰률100%.
국내 금융·보증기관선 찬밥

 

7년간 '5전 전승'
유엔 평화유지군 조립식숙소 1억달러어치를 수주한 캬라반이 그동안 유엔 조달시장 입찰에서 거둔 성적이다. UN조달국 직원들조차 한번도 입찰에 떨어지지 않고 수주한 기업은 처음 본다며 놀라워 한다.
캬라반은 한국의 서울에 본사를 둔 종업원 27명에 불과한 중소기업. 그나마 27명중12명은 이번 1억달러 수주로 인해 늘어난 업무량을 맞추기 위해 지난해말 채용한 전문인력들이다. 

◇ 기술심사 2년, 현장실사 6개월..빈틈없는 검증 통과
캬라반이 지난해 올린 매출 70억원은 모두 유엔 납품을 통해 올린 것이다.

권사장은 "캬라반이 유엔 입찰 전문기업으로 성장할수 있었던 것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엔 조달심사가 기업의 규모나 자금력 보다는 기술 심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주도 2006년 1월 입찰서류를 제출, 2년이 넘는 기술력 검증을 통해 지난해 4월 적격업체로 선정됐다. 이후에도 6개월간의 현지 실사과정을 거쳤다. 유엔 본부와 이탈리아로부터 유엔 직원 3명이 직접 한국을 방문, 유엔의 매뉴얼에 따라 빈틈없는 조사를 거쳤다.

납품협의 과정에서 문짝 두께 하나만 바꾸려 해도 수백페이지의 설계와 관련 서류를 바꿔야 했다. 유럽이나 미국기업들은 보름에서 한달 걸릴 일을 사흘만에 밤을 세워 끝내고 마는 권사장의 뚝심과 근면성은 유엔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이미 네차례나 유엔 납품을 빈틈없이 완료, 기술력과 납품능력을 검증받았지만, 이번에도 실제로 시제품을 생산해 선적까지 거치는 과정을 리허설 해본 뒤에야 O.K사인이 떨어졌다.

"국내 기업들의 유엔 조달시장 참여 확대를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고 있는 박인국 대사를 비롯한 유엔 대표부 관계자들의 도움도 큰 힘이 됐다"고 박사장은 덧붙였다.

캬라반은 유엔 조달 과정을 통해 입증받은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미국 정부 조달시장도 두드릴 계획을 갖고 있다. 100억달러에 달하는 용산기지 이전사업에도 캬라반의 숙소 기술이 충분히 적용될수 있다는 것. 일본 홋카이도 같은 극한지역의 온실 구조물 같은 분야도 캬라반의 발길이 닿을수 있는 유망분야라고 권사장은 자신했다.

◇ 현금이나 다름없는 유엔 조달계약서, 한국선 안통해

권대표의 유엔 조달시장 진입이 순조로웠던 것 만은 아니다.
7년간의 유엔 조달 참여 과정에서 유엔 조달 계약서로 정부 보증기관으로부터 보증을 받아본 적이 없다. 이번에도 귀국하자마자 당장 금융지원을 위해 또 한번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거래 은행 지점장이 큰 힘이 돼 줬지만, 규모가 규모이니만큼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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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조달은 계약을 체결하고 실제 납품이 완료, 돈을 받기까지 2개월정도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업체로서는 금융기관에서 수출금융을 지원받아야 한다.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 유엔의 조달계약서를 확보하면 이는 현금이나 다름없이 때문에 세계 어느 곳이건 금융기관의 자금지원을 받는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연간 100억달러에 달하는 유엔 조달시장이나, 해외 정부 조달시장에 대한 국내기업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정작 계약을 따내면 '전례가 없다'는 말이 돌아오기 일쑤이다.
유엔측에서도 한국의 '이상한' 금융 및 정부관행을 알기 때문에 1000만달러 단위로 쪼개서 계약을 체결할 것을 제의할 정도였다.

권사장은 "유엔이나 해외 조달 계약을 얻은 업체들은 대부분 국내보다 훨씬 엄격한 과정을 통해 검증을 받은 경우"라며 "개인을 믿어달라는게 아니고 유엔이나 국가의 시스템을 믿어달라는 건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 국내서 최종 조립 납품.."제조업 경기에 도움 기대"
법학을 전공한 권사장은 80년대초반부터 국내 산업용 직포업계에서 기획·연구개발 및 생산관리 분야에 특화했고, 이분야 특허도 여러건 보유하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방수직포 업체인 미국의 IPG(Intertape Polymer Group)의 산업용 부직포 분야 기술고문 겸 아시아 마케팅 대표를 역임했다.

IPG근무당시 유엔 조달시장의 가능성에 눈을 떠 직접 회사를 설립, 조달시장 개척에 나섰다.

지금까지 원가 부담 때문에 주로 중국에서 제품을 조립해온 캬라반은 이번 제품들은 한국의 철강과 원단을 사용, 국내에서 최종 조립해 납품키로 계약서에 반영했다. 캬라반은 경기 화성, 전남 광양 등에 생산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다. 권사장은 "특허 보호차원의 필요성도 있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제조업 경기에 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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