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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미취업 수료 앞둔 '사법연수원 38기'

전동키호테 2009. 1. 2. 09:14

 

로펌·기업들 긴축경영 여파

예비 법조인들에게도 최악의 취업난이 불어닥쳤다. 수료식을 불과 10여일 앞둔 38기 사법연수원생들의 절반가량이 취업이 확정되지 않은 것이다. 이들 사이에서는 “저주받은 기수”라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

오는 13일 수료하는 사법연수원 38기는 979명이다.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1일 “정확한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아직 절반가량이 진로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예비 판사나 검사 임용을 기다리거나 지난해 상반기 대형 로펌들의 신규 채용 때 취업이 확정된 연수원생, 군복무가 예정된 연수원생 등을 제외하고는 취업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36·37기는 수료 당시 미취업률이 30%쯤 됐다.

사법연수원 쪽은 ‘사시 합격자 1천명 시대’의 법조인들이 겪어야 할 ‘숙명’에다, 불황에 따른 공·사기업의 긴축경영 및 구조조정 한파가 겹쳐 설상가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하반기에는 로펌들이 거의 새내기 변호사를 뽑지 않았다. 대형 로펌들은 “상반기에 너무 뽑았다”며 신규 채용에 난색을 표하고, 덩치 불리기 경쟁을 벌이던 중형 로펌들도 대부분 “여력이 없다”며 문을 걸어 잠갔다.

대기업이나 공기업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대한항공 법무팀 공채에는 400여명이 몰려 10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06년 6명을 뽑은 한화그룹 법무팀은 지난해 38기들을 대상으로 2명을 채용했는데 170여명이 몰렸다. 다른 곳도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선발에 나서지 않고 있다.

사법연수원 자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면접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기업 쪽에 알아봤더니 (수요가) 없다고 하더라”는 하소연이 넘쳐난다.

사법연수원은 어느 때보다 열심히 졸업생들 취업 알선에 나서고 있다. 연수원은 지난해 처음으로 사내 변호사 취업을 원하는 250여명의 개인 프로필을 600여개 기업에 보냈다. 또 지난해 말 사내 변호사의 할일과 필요성 등을 담은 홍보 자료를 만들어 기업 700여곳에 뿌렸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