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_건강_食_교육

프랑스식 족발요리집 '르 삐에'

전동키호테 2007. 6. 7. 09:54

 

 

한국사람들만 돼지 족발을 먹는 줄 알았더니, 프랑스 사람들도 먹는다. 그것도 아주 맛있게.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학동사거리 근처에 지난달 문 연 르 삐에(Le Pied)에서는 프랑스식 족발요리를 맛볼 수 있다. 피에(pied)는 프랑스어로 ‘발’이란 뜻. ‘프랑스 시골요리’를 표방하는 소박하고 편안한 식당이다.

 

노르망디식 돼지족 요리

 

돼지족 요리는 ‘노르망디(Normandie)식(2만8000원)’과 ‘툴루즈(Toulouse)식(2만6000원)’ 두 가지가 있다. 하나만 골라 먹는다면 역시 노르망디식이다. 사과즙, 오렌지즙, 화이트와인, 꿀을 섞은 소스에 족발을 3일에서 일주일까지 재웠다가 오븐에 노릇노릇 굽는다. 껍데기가 바삭바삭 쫄깃쫄깃 달콤하다. 사과와 오렌지, 꿀 냄새가 향긋하다. 껍질 아래쪽 살코기는 약간 퍽퍽하다. 아무래도 간이 덜 배어 싱겁기도 하다. 요리에 곁들여 나오는 소스를 찍어 먹는다. 

툴루즈식은 족발을 푹 삶아 발라낸 살코기를 다진 다음 돼지 껍데기로 김밥처럼 말아 낸다. 마늘과 씨겨자 소스가 새콤하면서도 은근히 맵다. 자칫 느끼하기 쉬운 족발요리와 썩 어울린다.

 

‘코코뱅(coq au vin·2만4000원)’도 먹을 만하다. 닭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내 버터에 노릇하게 볶다가, 레드와인을 붓고 뭉근하게 끓여내는 ‘프랑스식 닭도리탕’이다. 이 식당에서는 닭 다리에서부터 몸통까지 이어지는 큼직한 부위를 그대로 익혀서 낸다. 와인에 끓인 닭고기가 퍽퍽하지 않고 쫄깃하면서도 촉촉하다.

 

르 삐에 음식 http://www.tagstory.com/video/video_post.aspx?media_id=V000056696 

 

‘비프 스테이크(3만5000원)’, 오리고기를 달콤한 소스에 요리한 ‘오리 콩피(2만5000원)’는 괜찮은 편. 해산물은 다른 요리만 못하다. 새우, 가리비조개살, 홍합, 흰살생선 등을 토마토소스에 바틋하게 졸이듯 볶아내는 ‘어부의 스튜(3만4000원·2인분)’는 너무 익혔는지 해산물이 퍽퍽하다.

 

메인 요리에 앞서 먹는 전채는 두세 가지가 있는데, 매일 바뀐다. 요즘은 ‘향초버터로 구운 버섯 샐러드(1만4000원)’가 인기다. 버섯 특유의 풍미가 따끈한 버터의 도움을 받아 더욱 살아난다. ‘리옹(Lyon)식 샐러드(1만4000원)’도 자주 나간다. 따뜻한 수란을 떠뜨리면 흘러나오는 노른자에 양상추를 버무리면 고소하다. 구운 베이컨과 크루통(작은 주사위 모양으로 잘라 바삭하게 구운 빵)이 바삭바삭 씹힌다. ‘문어 카파치오(1만6000원)’를 먹어보니, 확실히 해산물이 이 식당의 장기가 아님을 알겠다. 문어는 질기고, 라임즙·올리브오일·식초·할라피뇨고추 등을 섞은 소스는 너무 시다.

 

메뉴판에 돼지·소·오리·닭·해산물별로 어울리는 와인을 서너 가지씩 제시해 선택을 돕는다. 와인이 3만~8만원대 중저가로 부담 없다는 점도 돋보인다. 종업원이 많지 않은데다 때때로 서비스가 손에 익지 않아 보이긴 하지만, 손님에게 편의를 제공하려는 자세가 드러난다.

 

음식 양이 많아 여자 둘이라면 전채 둘에 메인요리 하나면 충분할 듯싶다. 따뜻하게 구운 파이에 설탕에 졸인 사과와 아이스크림을 올린 ‘타르트 타탕(1만5000원)’, 거기에 잘 뽑은 ‘에스프레소(5000원)’를 곁들이면 입가심으로 훌륭하다. 10% 부가세 별도. 월요일 쉰다.

발레파킹 해준다. (02)511-2413

 

맛 ★★★  서비스 ★★★  분위기 ★★★ 가격대비만족도 ★★★★  (★=5개 만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