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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시대 열린다.

전동키호테 2006. 7. 12. 12:29

강북시대 열린다 <상>
2012년까지 뉴타운 33곳 등 굵직한 사업만 50여개
용산·여의도·상암엔 초고층 복합빌딩 10여개 추진

‘10년 후 강북을 상상하지 마라!’

최근 서울 강북지역의 지도를 바꿀 만한 초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012년까지 56조원을 투입해 뉴타운만 33곳을 개발한다. 은평, 왕십리, 길음 등 시범 뉴타운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용산, 여의도, 상암동 등에는 50~100층짜리 초고층 복합빌딩 10여 개가 착공됐거나 계획 중이다. 현재 추진되는 굵직굵직한 사업만 줄잡아 50여 개. 투자비만도 100조원대로 추산된다. 지난 1970년대 말 시행했던 강남 개발을 능가하는 ‘강북 대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강북 부활의 신호탄 뉴타운사업=서울 외곽의 은평구 구파발 일대는 개발 바람이 거세다. 지난 2004년 말 105만평 규모의 은평 뉴타운이 착공되면서 한적한 동네가 거대한 아파트촌으로 바뀌고 있다. 은평 뉴타운은 1지구의 경우 이미 아파트 골조가 3~4층까지 올라가 이르면 내년 말 첫 입주자를 맞는다. 뉴타운 인근 불광동에도 아파트 3000여 가구가 추가로 건설되고 있다. 가좌지구를 시작으로 2차 뉴타운도 시동을 걸었다. 서울시는 지난 2002년 은평·왕십리·길음 등 세 곳을 시작으로 3차에 걸쳐 뉴타운 25개와 균형발전촉진지구 8곳을 지정했다. 이들 사업에는 약 56조원이 투자되며, 2012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는 “뉴타운사업이 완료되면 주택 15만 가구가 새로 생기고 강북의 주택 보급률이 현재 97%에서 103%까지 올라가게 된다”고 밝혔다.


◆고급 주상복합촌으로 변모하는 용산= 서울 도심의 대표적 낙후 지역으로 꼽혔던 용산 한강로 일대. 고층 건물이라곤 국제빌딩이 유일했던 지역이다. 그러나 11일 오후 돌아본 한강로는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 스카이라인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지난 2004년 30층 규모의 ‘트럼프월드3’가 입주한 데 이어 지난해 ‘벽산메가트리움’(33층)과 ‘용산 파크자이’(34층)가 잇따라 완공됐다. 용산가족공원 인근에 짓고 있는 ‘시티파크’(43층)는 골조가 모두 올라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파크타워’(40층)의 공사도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13만여평의 용산 철도기지창에는 최고 100층짜리 복합빌딩 신축이 추진되고 있다. 용산역 주변에도 40층 이상 주상복합 빌딩 세 곳이 개발될 예정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민족공원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용산이 강남 테헤란로에 버금갈 신흥 업무·주거 타운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쇼핑 복합 개발도 줄이어=여의도, 상암동, 청계천 주변지역에서는 업무·상업·주거를 함께 갖춘 ‘복합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마포구 상암동에는 첨단 기업이 입주하는 ‘디지털 타운’이 들어서고 있다. 전체 17만평의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는 이미 29개의 업무용 빌딩 사업자가 선정돼 공사가 한창이다. LG텔레콤, 팬택, 벨연구소의 리서치센터 입주가 확정된 상태다. 130층 규모의 랜드마크 타워는 연내 사업자가 선정돼 착공에 들어간다. 여의도에도 연면적 15만평의 서울 국제금융센터와 20만평의 파크원 빌딩이 이르면 연내 착공한다. 각각 54층과 72층의 초고층 빌딩과 호텔, 쇼핑몰이 함께 들어선다. 뚝섬에도 65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이 내년에 착공한다. 청계천변 세운상가 주변 4만6000여평에 대한 재개발사업도 속도가 붙고 있다. 대림산업 등의 건설사들이 참여, 업무·쇼핑·주거 등이 함께하는 복합단지 개발을 추진 중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연구위원은 “정부가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종합적인 개발이 이뤄진다면 10년 후 강북은 지금의 낙후된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학봉기자 hbcha@chosun.com
유하룡기자 you1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