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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명 총재의 사망을 계기로 통일교의 후계 구도에 관심

전동키호테 2012. 9. 3. 08:15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문선명 총재의 사망을 계기로 통일교의 후계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선명 총재는 3년 전 자신이 구순을 맞은 것을 계기로 두 아들 중심의 후계 체제 전환을 모색했다. 문 총재는 통일교단의 핵심축이라 할 종교 부문은 막내인 일곱째 형진씨(33), 교계 재단 산하에 흩어진 20여개 기업 경영은 넷째 국진씨(42)에게 각각 맡겼다. 그러나 후계구도에서 밀린 셋째아들인 현진씨(43)와 후계자로 지목된 두 아들간의 갈등은 끊이질 않았다.

문 총재의 일곱 아들 중 첫째와 둘째, 여섯째는 사고 등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셋째 현진씨가 사실상 장남이다. 그는 2000년부터 문 총재가 주도한 세계평화 활동의 전면에 나서면서 사실상 통일교의 후계자로 주목받았다. 게다가 아버지의 제자로서 통일교 2인자라 불리던 곽정환 이사장을 장인으로 둔 만큼 그의 입지는 독보적이었다.

하지만 2008년 봄 이후 문선명 총재의 관심은 현진씨 대신 막내아들 형진씨에게 급격하게 기울면서 현진씨는 그동안 통일교의 최고지도자 지위에 있던 장인 곽정환 목사와 함께 대부분의 통일교 공식 직책에서 밀려나게 된다. 이후 현진씨는 독자 노선을 선택했으나 통일교 내에서는 문 총재의 지시를 거부하는 이단으로 몰렸다.

이러한 아들간의 갈등은 '문선명 총재의 업적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에 대한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종교계에선 분석하고 있다. 현진씨는 아버지인 문선명 총재를 통일교 창시자나 메시아(재림주)로서보다는 인류 평화에 기여한 사상가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반면 동생들은 메시아로서의 아버지 위상을 더욱 강조한다. 넷째아들인 국진씨는 "성서에 예수는 재림하신다고 했고, 재림주가 있어야 되는 것이 기독교 신앙이다. 간단한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통일신학을 종합하면 아버님이 재림 그리스도로 오셨다고 믿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선명 총재에 대한 이런 관점의 차이는 통일교에 대한 인식 차이로 이어진다. 통일교회 후계자로 지명된 문형진 세계회장은 1996년 아버지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바꿔 단 통일교 간판을 부활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현진씨는 이에 대해 "동생들이 아버지의 사상과 행적을 종교화하는 것은 역주행"이라며 반대했다. 종교를 초월해 가정연합으로 명칭을 바꾼 뒤 인류 평화와 초종교적 보편 가치를 추구해온 아버지의 가르침과 맞지 않는다는게 그 이유였다.

통일교에서는 2010년 6월 문 총재 명의의 친필 휘호로 "상속자는 문형진이다. 그 외 사람은 이단자요 폭파자이다"라고 선포했다. 이어 가족 간 소송 사태가 계속되자 문 총재와 한학자 여사는'문현진은 UCI 회장직을 내놓고 그 재단 자산은 통일교회로 반환하며 소송을 중지하라'는 요지의 선포문을 발표했다. 아들들의 분란에 대해 문선명 총재는 막내 형진씨와 넷째 국진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제 문 총재가 떠난 상황에서 통일교의 후계갈등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주목된다.

이상미 기자 ysm1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