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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풀어놓은 닭_화성소망농원

전동키호테 2010. 5. 31. 13:54

닭장 속에는 암탉이 (꼬꼬댁) 문간 옆에는 거위가 (꽥꽥) … 닭장 속에는 암탉들이"

초등학교 시절 음악시간에 부르던 동물농장이란 노래다. 가사 속에서 닭장 속에는 암탉이 울고 있다한다. 하지만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에 위치한 '화성 소망농원'의 닭들은 들판을 누비며 자유롭게 놀고 있었다.

농원 입구에서 바라본 약 천마리의 닭과 병아리의 모습

농원 안으로 들어가니 '꼬끼오~'라는 수탉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들렸다. 낯선 이들을 본 수탉이 농원에 있는 다른 닭들에게 긴장하라는 신호를 준 것이다. 농원 입구를 지나 안으로 더 들어가 보니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들판과 야산에 약 천여마리의 닭들과 병아리가 뛰놀고 있다. 암탉과 병아리들은 줄지어 걸으며 벌레를 잡아먹고 있었다. 농원 입구에서 울던 수탉은 계사와 비닐하우스 위에 올라가 여전히 주위를 살피고 있다.

 

 

닭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들판에는 3개의 가두리 망이 설치돼 있었고 암탉과 병아리를 크기 순으로 구분해 사육하고 있었다. 망은 야생동물의 위협을 지켜주는 역할도 한다. 들판에서 닭을 몰던 소망농원 이남철 대표는 "이렇게 많은 닭들이 들판에 있는 것은 처음 보시죠?"라며 "10년 전에 두 마리로 시작한 것이 벌써 천 마리가 됐다"고 했다. 조심스럽게 닭들에게 다가가 보니 보통 닭 보다 몸집이 작고, 생긴 것도 달랐다. 이 곳에 있는 닭은 모두 토종 재래닭이기 때문에 크기와 생김새도 다른 것이었다. 토종 재래닭은 털색은 회갈색 또는 황갈색을 띄고, 부리와 다리 색은 진녹색을 띈다. 크면 일반 닭에 비해 체구가 작고, 다리가 가는 것이 특징이다.  이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 눈에 띄는 닭 한마리가 있었다. 선명한 붉은 깃과 오색찬란한 빛깔을 내뿜으며 자태를 뽐내고 있는 것이 싸움닭처럼 생겼다. 이 대표는 "한국전쟁 이전의 어르신들만 알고 있다는 재래닭이라며 한 마리에 10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한마리에 10만원이 넘는 한국전쟁 이전의 어르신들만 알고 있다는 토종 재래닭의 모습

이 대표에게 '어떻게 이 많은 닭을 키우게 되었냐'고 물었더니 "우리의 것이 소중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재래닭을 키우게 됐다"라며 "보시는 것처럼 옛날 방식 그대로 자연방목 하여 키운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방목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닭들의 활동량도 많아져요. 아침에 5분만 사료를 주고, 그 외에는 들판과 야산에서 먹이활동을 하니, 면역력도 좋아져 닭들이 건강하거든요. 닭을 키운 10년 동안 조류독감 한번 걸린 적이 없어요"라며 산란장으로 이동했다. 이동 중 천 마리나 되는 닭을 어떻게 관리 하냐고 물었더니 "농원은 저와 아내가 관리하지만 실질적으로 닭을 관리해주는 강아지가 있다"며 강아지를 불렀다.

 

멀리서 자신의 이름을 듣고 달려온 강아지는 이 대표 앞에서 혀를 내밀고, 꼬리를 흔들며 주위를 맴돌았다. 이때 이 대표는 "'닭치기 강아지'를 들어봤냐"며 묻더니 이내 손가락으로 닭 한 마리를 가리켰다. 손가락을 바라보던 강아지는 쏜살같이 닭을 향해 뛰어갔다. 놀란 닭은 재빠른 걸음으로 도망갔지만 이내 강아지에게 잡히고 말았다. 닭의 다리와 꼬리부분을 물고 닭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땅에 눕혔다. "우리의 손이 닿지 않는 야산이나 좁은 곳에는 언제나 강아지를 보내죠"라며 "닭보다 체력이 좋기 때문에 잡을 수 있어요. 녀석 덕분에 일이 수월하죠"라며 걸음을 계속 했다.

닭이 농원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닭을 치는 강아지의 모습

산란장안에는 암탉들이 알을 품고 있었다. 암탉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이 대표가 직접 나무를 구해 알을 품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또 산란장 앞에 암탉들이 사료를 먹을 수 있도록 공간도 따로 마련해 놓았다. 암탉들이 포란을 하는 기간에는 예민하여 사소한 것에도 배려를 해 놓은 것이다. 산란장 안을 둘러보던 이 대표는 "우리농원은 모계부화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면역력이나 질병 저항력이 강하고, 서로 체온을 느껴 애정 또한 대단하죠"라며 "아까 보신 것처럼 어미가 병아리들을 데리고 들판을 다니면서 먹이 활동을 가르쳐주기 때문에 병아리들은 건강하게 자란다."고 말했다.

산란장 안에서 알을 품고 있는 암탉들의 모습

보통 산란계 농가들은 부화장에서 병아리를 구입해 사육한다. 구입한 병아리들은 부화기를 통해 인공적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어미닭이 달걀을 낳으면 그 달걀을 품어 병아리를 부화하도록 했다.

이에 소망농원은 지난해인 2009년 4월 27일 한국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농원 내의 모계 42수가 동시에 588개를 포란하고, 부화하였음에 대한민국 최다기록으로 사단법인 한국기록원에 인정받았다. 보통 양계장의 달걀은 무정란이 많은데 반해 이 곳은 유정란 뿐이다. 이 때문에 농원에서 판매되는 달걀의 양은 하루에 10판정도다.

지난 2009년 4월 27일. 소망농원의 모계 42수가 동시에 588개를 포란하고, 부화하여 대한민국 최다기록을 인정받은 인증서이다

서울시 구로구에서 온  박홍식(61.남)씨는 "신선한 종란을 사기 위해 서울에서 이 곳까지 왔다"며 "아이들에게 병아리가 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종란을 찾았다. 방목하여 닭을 키워서 그런지 건강해 보이고, 옛날 시골 분위기가 나서 좋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미가 포란에 들어갈 경우 21~23일 정도 달걀을 생산하지 못하는데 일반 양계장과 생산율을 비교하면 어림도 없죠"라며 "양보다 품질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것을 소중하게 여기고, 인위적으로 생산하는 것 보다 훨씬 좋잖아요"라고 말을 맺었다.

 

화성시 소망농원은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백곡1리 43번지에 위치해 있고, 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소망농원 이남철 대표(전화 011-9280-1584)에게 문의하면 된다.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백곡1리 43번지에 위치한 '화성 소망농원'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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