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_사진_農_들꽃

희귀종 ‘칡소’ 14마리 살처분

전동키호테 2010. 5. 3. 08:33

 

충남 축산기술연구소를 강타한 구제역으로 정지용의 '향수'에 등장하는 '얼룩배기 황소'가 살처분되는 비운을 맞았다.  축산기술연구소 측은 구제역 때문에 지난 1일 연구소 내에서 기르던 희귀 보호종 '칡소' 14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고 2일 밝혔다.

칡소는 토종 한우 품종 중 하나로, 머리와 온몸에 칡덩굴 같은 무늬가 새겨져 있다고 해서 칡소라는 이름이 붙었다. 호랑이 무늬를 지닌 것처럼 보인다고 해 '호반우(虎班牛)'라고도 알려져 있다.

 

 

칡소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등록돼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농촌진흥청과 각 자치단체 산하 연구소가 이 연구용 칡소를 기르면서 DNA 검사를 통해 칡소 개체관리시스템을 정립해 왔다. 또 모색(毛色) 발현 유전자를 연구하는 등 칡소 보존·번식작업에 주력해 왔다.

충남도 축산기술연구소는 지난 1996년 멸종위기에 처한 재래종 '칡소'의 보존·증식을 위해 암·수 칡소 한 쌍을 들여와 그동안 활발한 칡소 증식·연구사업을 전개해 왔다.

칡소는 화가 이중섭의 소 그림이나 시인 정지용의 '향수'에 등장하는 '얼룩배기 황소'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50년대를 전후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들었으며 국내 사육 마릿수는 1000마리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축산연구소내 한우 우량 수정란과 우량 돼지 정액 7000마리분 역시 모두 살처분됐다. 칡소와 함께 기르던 토종닭 1700여마리는 다행히 살처분 대상에서 제외됐다. 축산기술연구소 한 관계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로 칡소 14마리를 한꺼번에 잃게 돼 너무 속상할 따름"이라면서 "일단 구제역 사태가 마무리되는 대로 다시 칡소를 들여와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 < 청양 | 정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