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_교회_主_성광

조용기 목사 "한국교회 귀족화되고 있다"

전동키호테 2008. 1. 15. 22:41

"자기들끼리 노는 형국" 질타…가진 것 내놓을 때 인정 받을 것

다음은 1월 11일 강변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발표회에서

조용기 목사가 발표한 글 전문입니다.  

 

사랑은 남에게 자신을 내어 놓고, 드리고 봉사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성경에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다고 하셨습니다. 주시는 것이 아니면 사랑이라고 할 수 없지요. 하나님은 독생자를 주셨고, 예수님은 살과 피를 찢고 흘려주셨고, 성령님은 자신을 우리에게 던져 주신 것입니다.

50년 동안 캘커타의 가장 가난하고 비천한 빈민굴에 들어가 헌신한 테레사 수녀의 유언은 우리의 마음에 상당한 감격을 줍니다. 테레사 수녀는, "여러분, 불쌍한 사람을 동정하지 마십시오. 사랑하십시오! 동정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사랑은 다 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서로 사랑하십시오" 하고 마지막 인생을 보냈습니다. 테레사 수녀가 사랑의 삶을 살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생애를 다 내어주었기 때문인 것입니다.

'불쌍한 사람을 동정하지 마세요'

제가 12월에 북한에 갔는데 순안 비행장에 내릴 때 내 가슴 속에 내가 다시 이 비행기를 타고 돌아올 수 있을까 하는 굉장한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공항에 내리니까 경찰차가 에스코트를 해가는데 사람들이 보기에는 상당히 대접을 받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경찰에서 세 명이 나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습니다. 그리고 조그련(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지칭) 사무실로 불려가서 저의 파일을 이렇게 쌓아 놓고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당신이 얼마나 반공주의자인 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반공법을 폐지해서는 안 된다고 시청 앞 광장에서 고함치는 비디오도, 녹음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언제 교회에서 공산주의는 타도해야 한다, 공산주의는 안 된다고 설교한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슨 배짱으로 북한을 찾아왔어요?"

그래서 제 마음 속에 '이제 올 것이 왔구나! 돌아가기는 다 틀렸다. 이왕 이렇게 된 바에야 내가 할 말 다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조금 고개를 숙이고 기도하고 난 다음에 "저는 당신이 말하는 것처럼 저는 당신은 반공주의자입니다. 당신들이 말하는 것처럼 저는 보수 골통입니다. 저는 제가 믿고 생각하는 것을 이 자리에서 바꿀 수 없습니다. 나도 여기 오기 전에 많은 사람이 옷깃을 잡고 말렸지만, 제가 올 수밖에 없는 동기를 말하겠습니다.

저는 여기에 주의나 체제나 정치에 대해서 오자고 한 것이 아닙니다. 그 생각을 했다면 제가 안 왔겠지요. 그러나 성경에는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주의 말씀이 밤낮으로 내 마음에 메아리쳤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한국의 심장병 환자 4000명을 고쳐 드렸습니다. 이제 한국에 심장병 환자가 거의 없어서 동북 동남아에 있는 환자들을 불러다가 수술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마음에 찔리는 것은 북한에 수많은 사람과 어린이들이 심장병에 죽어가는데 왜 북한 너희 동포들에게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느냐는 음성이 내 마음에 메아리쳐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그 음성을 부인하고 부정하고 안 들으려고 했지만, 이제는 할 수 없어서 그 음성을 순종하기 위해서 북한에 왔으니까 정치적으로나 사상적으로 저를 취급하려면 마음대로 하세요. 그러나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려고 왔으니까 내가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분위기가 확 달라지고 얼굴이 환해지더니만 "옳아요. 사상을 말하지 않고 정치를 말하지 않고 사랑으로 하는 것은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치와 체제를 가지고서는 남북이 절대로 대화와 타협과 통일이 되지 않겠구나. 사랑으로서만이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겠다고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북한에 있을 동안에 봉수교회에 가서 사랑에 대해서는 마음대로 설교해도 된다고 해서 마음대로 설교했습니다. 그리고 김영남 위원장도 만나서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 것을 알았습니다.

조금이라도 사상이나 주의나 체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당장에 긴장을 하는데, 사랑에는 모든 사람이 무장을 해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남북 대화합을 하고 화해를 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가지고 하지 않고는 안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국교회 점점 귀족화되고 있다

우리 한국교회를 바라보면, 좀 가슴이 답답한 것은 최근에 하나님이 크게 복을 주셔서 교회당도 잘 짓고 교인수도 많아졌지만, 귀족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인도에 가서 귀족들이 사는 성을 보았는데, 일반 서민들과 완전히 성벽을 쌓아 놓고 굉장히 호화로운 건물 속에 사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 한국교회가 그렇게 되지 않을까 염려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 짓기에 너무 바쁘고, 교회 치장하는 데 너무 바빠서, 강도 만나 피를 흘리고 죽어가는 가난하고 병들고 헐벗고 버림받은 사람들에 대해서 너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양심에 가책이 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귀족들은 자기들끼리 삽니다.

옥한흠 목사님 말씀하신 대로 작년 한 해 동안 굉장히 집회도 많이 하고 세미나도 많이 하고 대중 모임도 우리 교회가 많이 가졌지만 아무 효과가 없는 것은, 세상이 우리 교회를 보고 '전부 자기끼리만 노는데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부흥회도 자기끼리 하고, 대회도 자기끼리 하고, 세미나도 자기끼리 하는데,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결국에는 그것이 적대감정으로 변해서 안티 크리스천으로 되어서 교회를 대적하기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한국의 초대 교회를 보면 나누는 교회였습니다. 교회와 선교사들이 모여서 한국의 낙후된 교육을 위해서 선진 교육을 도입하고, 병원 시설을 하고, 사회사업을 하고, 많은 계열 중에서 여성 교육과 해방 운동을 하고 애국적인 운동으로서 삼일 운동을 주도하고, 이승만 박사·김구 선생·김규식 선생·안창호 선생· 안중근 선생 모두가 크리스천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애국 애족하는 운동을 했기 때문에 한국 국민이 기독교에 대해서 호감을 가지고 마음 문을 확 열어 놓았습니다. 선배들이 한국 국민들의 마음속에 기독교에 대한 아름다운 호감을 열어 놓은 그 터전 위에서 우리가 복음을 증거해 오늘날 왕성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 우리 선배들의 사랑 실천은 잊어버리고, 귀족화되어서 세상과 담을 쌓고 우리끼리 살게 된 것입니다. 예배도 우리끼리 하고, 집회도 우리끼리 하고, 교제도 우리끼리 하고, 세상은 던져 버렸습니다. 강도 만난 사람이 피를 흘리고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데 제사장은 나 몰라라 하고 지나갔습니다. 레위인도 나 몰라라 하고 지나갔습니다.

저는 우리 한국을 보면, 교회가 훌륭한 제사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도 잘 증거하고, 잘 가르치고, 제사장 역할을 잘 합니다. 레위인 역할도 잘 합니다. 아름다운 교회도 짓고, 형식과 의식도 잘 집행하고, 예산도 풍부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강도 만난 피를 흘려 죽어가는 사람들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제사장도 내 일이 아니라고, 레위인도 내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예수님이 오죽 답답해서야 제사장과 레위인을 제쳐놓고, 제사장도 아니고, 레위인도 아니고 유대인도 아닌 사마리아인을 들어서 선한 이웃이라고 지적하셨겠습니까?

한국교회 선한 사마리아 돼야

선한 이웃이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적은 것이라도 나누는, 그리고 남을 치료해주는, 사랑을 실천하는 자가 좋은 이웃이라고 말씀하셨지 않으셨습니까? 우리 교회는 옛날보다 많이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산이 부족해서 이웃을 도울 수 없다고 말하는데, 사마리아인은 가진 것이라고는 기름병, 포도주, 입은 옷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가진 것으로 기름을 붓고 포도주를 붓고, 옷을 찢어서 붕대를 만들어서 감아서 강도 만난 사람을 도와 준 것입니다. 우리 있는 것으로 충분히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다시 사회를 끌어안고, 사회가 한국교회를 보고 자기들끼리 노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함께 논다고 말할 수 있게 하려면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강도 만난 사람에게 따뜻한 손길을 베풀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한국에서 버림을 받고 말 것입니다. 귀족주의가 되어서 자기들끼리 말하고 자기들끼리 교제하고 자기들끼리 노는 그런 교회로 전락해 버리면, 우리 한국교회는 한국 사회에서 다시 필요 없는 물건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다시 한국 사회가 우리를 필요로 하고,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리고 버림받은 사람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고함을 칠 수 있도록, 우리는 새롭게 우리 사랑을 손길을 다시 한국 사회에 내밀 때 한국 사회는 우리를 달리 볼 것입니다. 이번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때 우리 전 교회가 모여서 기름 묻은 돌을 닦고 돌아올 때, 비로소 한국의 언론들이 일제히 교회의 역할에 대해서 기록하고 칭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픈 사람을 부둥켜안을 때, 아픈 사회가 우리를 칭찬하고 우리의 길을 따라 올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온통 아픈 사람으로 꽉 들어 차 있습니다. 영적으로 지적으로 육신적으로 생활적으로 강도를 만나 피투성이가 되어 있습니다. 저들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울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알고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그 사랑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우리 눈을 들어서 상처 입은 사람을 돌이켜 보고 도움의 손을 내미는 우리 교회가 새해에 되면, 진정 한국에 새로운 부흥의 역사가 일어날 줄로 생각합니다.  www.newsnjo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