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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개방휴가제 “일·사생활 경계 무너져”

전동키호테 2007. 9. 1. 10:30
  • “휴가 원할때 맘대로 쓰니… 더 불행”
  • IBM 개방휴가제 “일·사생활 경계 무너져”
  • 김기훈 특파원(뉴욕)
    • 언제든 원하는 만큼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직장인은 행복할까.
    •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정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003년부터 ‘개방휴가제’를 채택하고 있는 IBM 직원 35만명의 휴가가 엉망진창이 되고 있다고 31일 보도했다. 개방휴가제란 업무처리에 지장이 없는 한도에서 직속 상관과 상의해 맘껏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IBM은 직원들의 휴가 상황을 일일이 점검한다고 반드시 업무효율성이 높아지지는 않는다고 판단해, 이런 제도를 도입했다.

      그 결과, 이제 IBM 직원들은 주말 휴일에다 금요일이나 월요일을 덧붙여 긴 주말휴가를 즐기거나 2주 연속으로 휴가를 가는 것이 가능해졌다. 회사는 누가 언제 얼만큼 휴가를 가든지 챙기지 않는다. 연공 서열에 따라 휴가 시기를 조정하도록 압력을 가하지도 않는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의 발달로, IBM 직원의 40%가 고정된 사무실이 없이 집이나 고객 사무실에서 일을 보게 된 것도 이러한 휴가제 도입의 배경 요인이 됐다. 가전제품 전문 판매업체인 베스트바이, 온라인 투자상담회사인 모틀리풀, 온라인 DVD 배급업체인 네트플릭스도 IBM을 따라 개방휴가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단점도 적지 않다. 일과 휴가의 경계선이 모호해지면서 직원들이 휴가 기간에도 긴장을 풀 수 없게 된다. 결국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건강에 부담을 주는 경우도 생겨났다.

      IBM 직원이었던 프랜시스 쉬나이더(Schneider)는 “원할 때에는 언제든 휴가를 쓸 수 있는 자유가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며 “규정된 휴가일수를 모두 사용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 www.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