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_연예_詩_만화

엄마가 아프가니스탄 피랍 딸에게 보내는 편지

전동키호테 2007. 7. 28. 10:14
“이쁜 딸 주연아, 돌아오면 냉면 먹으러 가자”
엄마가 아프가니스탄 피랍 딸에게 보내는 편지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마”

▲ 납치된 이주연씨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무장단체에게 딸 이주연(24·간호사)씨가 납치된 후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어머니 조명호(54)씨가 27일 딸의 무사귀환을 비는 마음에서‘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 본지에 보내왔다.

이쁜 딸 주연아!

유난히 깔끔한 네가 열악한 환경에서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 신경 쓰면 소화가 잘 안 돼서 화장실 가는 것도 어려워 했는데… 아프간에 봉사하러 그렇게도 가고 싶어 하더니 드디어 몇 년 동안 벼르다가 병원일 사표 내고 홀가분하게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고 했는데… 엄마로선 상상도 못하는 그 더위 속에서 얼마나 냉면 생각이 나고 수박 생각이 날까. 돌아오면 냉면 많이 먹게 해 줄게.

배 목사님을 존경하고 따르던 네가 안 좋은 소식을 듣게 되면 또 얼마나 큰 충격을 받을지. 마음 아파 울 것을 생각하니 내 마음이 더욱 안타깝구나. 그래도 우리딸 주연이는 실전에 강한 것을 알고 있다. 외모는 연약해 보여도 만화 주인공 앤드류처럼 뭐든지 잘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믿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야.

너는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는데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너에게 미안하다.

무사히 돌아오는 기대와 희망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있단다.

우리 가정과 나라와 세계가 간절히 바라고 있어. 네 핸드폰으로 많은 문자와 전화가 와 있어. 어서 속히 와서 열어 보고 고맙다고 해야지.

지금까지 살아온 날 중에 가장 많은 사랑을 네가 받고 있는 것 같다.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고 있단다.

돌아와서 보답해야 돼. 할 말은 수없이 많지만 만나서 수다 떨자.

엄마, 아빠, 오빠, 동생 다 잘 있다.

2007.7.27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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