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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12월 25일이 아니다?

전동키호테 2006. 12. 25. 00:13

 

 

12월 25일은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의 인간들을 구원하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온 날이시다. 기독교 신자들이나 천주교 신자들에게 있어서는 으뜸가는 명절이고,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나름대로 즐거운 날이다(빨간 날이지 않은가?). 젊은 연인들에게는 청춘의 기념일로, 어린 아이들에게는 산타 할아버지가 오는 행복한 날로, 삶에 찌든 직장인들에게는 천금같은 휴일로 기억되어지는 크리스마스! 그런데 이 크리스마스가 원래는 12월25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 실제로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은 아무도 모른다. 성경에는 구세주가 이 땅에 왔다는 사실. 즉 예수가 이 땅에 왔다는 사실 자체에 충실했지, 그 태어난 날짜를 명시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기껏해야 누가복음 2장 11절에,

“오늘날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라고만 나와 있는 것이다. 성경 어디를 뒤져도 12월25일 날 예수님이 태어났다고 나와 있지 않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을 보면, 예수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가 아주 자세하게 잘 나와 있다. 그러나 어디에도 예수님이 언제 태어났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성모 마리아가 성령 수태를 했음을 설명하고, 예수가 태어날 것이며, 예수가 구세주라는 사실은 명시했으면서도 어째서 ‘언제’ 태어났냐는 걸 알려주지 않은 것일까?

이 대목에서 한 가지 확실하게 해둬야 할 것이 12월25일 날이 예수 그리스도의 생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유는…예수의 탄생지가 베들레헴이기 때문이다. 베들레헴은 예루살렘에서 남동쪽으로 9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 있는 곳인데, 이곳은 12월이 되면 우기(雨期)가 된다는 것이다(팔레스타인은 12월이 우기이다). 즉, 동방박사가 별을 보고 온다거나 하는 이벤트가 성립되기 어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12월25일이 예수 그리스도의 생일이 되었던 것일까? 오늘의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진짜 생일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가 계산을 해보니까, 예수님 생일은 12월25일 정확해! 이게 맞다니까 그러네….”

“그…계산 근거가 뭡니까?”

“에, 그래설라무네…일단 예수님이 지상에서 머무신 시간이 총 33년이거든? 그걸 따져 보면…일단 성모 마리아께서 임신 하셨던 때가 3월25일 이었어. 그럼 답 나오잖아? 성모 마리아 뱃속에서 9개월 계시다 나왔으니까, 3+9=12 이렇게 해서 12월25일이다 이 말씀이지. 어때 정확하지?”

히폴리투스(Hippolytus)의 주장이다. 12월25일 날이 예수 그리스도의 생일이라는 최초의 주장을 펼친 인물이지만, 12월25일 이란 주장은 그리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그게 말이 됩니까? 3월25일 날 수태 하셨다는 근거가 어디 있습니까?”

“아니…뭐 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면….”

초기 기독교 시절, 예수의 탄생일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게 갈렸었다.

“어허, 예수님은 5월 20일 날 태어났다니까!”

“이 사람들이…예수님은 4월 18일이 맞다니까!”

“다 틀렸어! 예수님은 3월 28일 날 태어나셨다니까! 내기 할래?”

“근거를 말하라니까! 무조건 날짜만 말하지 말고, 그날 태어난 게 확실하다는 근거를 말해! 이것들이 말야. 무조건 날짜만 말하고, 우기기만 하면 예수님 생일이 결정 나는 거야?”

결론이 나지 않는 싸움이었다. 성경 어디에도 정확한 예수님의 생일이 기록되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근거로 예수님의 생일을 ‘추정’할 뿐이었다. 결국 초기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의 영적 출생일을 1월6일로 정하는 걸로 타협점을 찾았을 뿐이다. 그 누구도 언제 예수님이 태어났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12월 25일이 예수 탄생일이 된 것일까? 가장 유력한 설로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밀라노 칙령과 관계된 설이다.

밀라노 칙령 덕분에 로마는 기독교를 정식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문제는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교도와 기독교간의 세력균형이 팽팽했던 상황이었기에, 이들을 끌어들인다는 의미에서 또 이교도들을 정복했다는 의미에서 12월 25일을 예수 그리스도의 생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12월25일일까? 이 날은 로마 이교도들의 동지절(12월24일부터 다음해 1월 6일까지의 기간인데, 농경신인 사투른Saturn과 태양신인 미트라Mitra를 숭배하는 날이었다)이었던 것이다.

“예수님이랑, 네들이 믿는 신이랑 같다니까 그러네…어차피 로마의 공식 종교는 기독교로 결정 났잖아. 봐봐. 네들 축제랑 우리 축제랑 같다니까 그러네…”

“어차피 빨간 날 노는 건 같은데, 기왕이면 우리 거 믿어라.”

이렇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가 무심결에 받아들인 예수님의 생일 12월25일…그러나 알고 보면, 진짜 예수님의 생일은 아무도 몰랐다는 사실! 그렇다고 해서 예수님이 이 땅에 내려오신 진정한 의미까지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예수님의 진짜 생일은 모르지만, 예수님이 이 땅에 내려오신 진정한 의미를 잊지 않는다면, 예수님 생일이 12월 25일 이든 1월 6일이든 무슨 상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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