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_연예_詩_만화

메뉴놓고 머리싸매...결론은 정성

전동키호테 2005. 11. 8. 09:26

정성.. 결론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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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놓고 머리싸매… 결론은 정성이더군요"

APEC정상 만찬에 김치올린 한영실 교수
12일 개막되는 부산 APEC 정상회의의 만찬 식탁에 김치를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숙명여대 한영실 교수(식품영양학)는 “정상들의 만찬 메뉴를 알려 달라는 국내외 언론들에 요즘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7일 오후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에서 만난 한 교수는 시종 “만찬 메뉴와 레서피는 제발 묻지 말아주세요”라며 난처해했다. 그가 총감독을 맡은 부산 APEC 정상들의 만찬은 그 중요성에 못지않게, 귀빈들의 안전을 위해 ‘보안’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한 교수가 만찬 자문과 감독 역할을 제안받은 건 7월 초. APEC 정상회의 자문기획단 앞에서의 시연회를 거쳐 9월 말 식단을 극비리에 결정했다. 중간에 김치파동이 있었지만, 한 교수의 강력한 주장으로 김치는 그대로 만찬장에 등장한다.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동안 국빈이 방문했을 때 나왔던 메뉴들 모두 검토했죠. 부시, 고이즈미 등 정상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연구도 하고요. 결론은 ‘정성’이었습니다. 그분들이야 어차피 세계 별미란 별미는 다 드셨을 테고, 그렇다면 우리는 한국 음식의 무기인 손품·손맛을 제대로 보여 주자 결심했죠.”

만찬은 7개 코스, 10가지 음식으로 마련된다. 전통을 고수하되 외국인 입맛에 맞게 소스만 살짝 달리했고, 코스마다 색깔과 재료, 맛이 겹치지 않게 신경을 썼다. 그릇과 냅킨 등 소품도 소홀히 할 수 없다.

TV 건강프로그램 ‘비타민’에서 ‘위대한 밥상’ 진행자로 스타덤에 오른 한 교수는 시원시원한 성격 못지않게 유머도 뛰어났다. 만찬에 참석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죠. 대신 제 미모에 각국 영부인들이 기죽을까 봐 뒷자리에 숨어 있기로 했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www.chosun.com (2005.11.07)